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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호현주는 내 어깨를 살짝 감싸안으며 말했다. “일단 신입 회원 몇 명을 예약해 줄게요. 엄 대표님 쪽에는 아린 씨의 사정을 설명해서 당분간 막아보겠지만, 나도 계속 막아줄 순 없어요. 손목은 꼭 대형 병원에서 진찰받고 제대로 치료해야 해요. 돈 아끼지 말고요. 치료비는 클럽에서 부담할 거예요.” 고개를 끄덕이며 감사 인사를 전한 뒤, 클럽 밖으로 걸어 나오며 호현주가 붙여 준 냉찜질 패드를 떼어냈다. 출구에 다다르자, 한발 앞서 거대한 실루엣이 유리문을 열었다. 나는 순간 멈춰 섰다. 전생에서는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남자였지만, 본능적으로 눈앞의 남자가 강재욱의 삼촌, 강도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서른 살쯤 되어 보였고 키도 강재욱보다 더 컸다. 조각처럼 선명한 이목구비가 더욱 강렬하고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두 사람의 눈매는 닮았지만, 분위기는 전혀 달랐다. 강재욱의 눈은 가벼운 장난기가 어린 듯 나긋하고 바람을 몰고 다니는 반면, 강도현의 눈빛은 깊은 호수처럼 고요하고 그윽했다. 한 번 빠지면 헤어 나오기 힘든 심연 같은 느낌이었다. 머릿속으로 그의 인상을 스치듯 정리했지만, 굳이 관심을 보일 이유는 없었다. 가볍게 한 번 바라보고는 손을 내리고 몸을 틀어 길을 비켜줬다. 그 순간, 강도현의 시선이 내 손목을 스쳤다. 그러자 나는 아무렇지 않은 척 천천히 손목을 뒤로 감췄다. 강도현은 나를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듯, 그저 스쳐 가는 낯선 사람을 대하듯 무심하게 걸음을 옮겼다. 그가 완전히 밀어 연 유리문을 바라보니 역시나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사람인 것 같았다. 타인에게 호기심을 품는 성격은 아니었지만, 단지 손목을 다친 사람을 보고 문을 열어주는 것이 예의라 여길 정도로 매너가 장착되어 있는 사람일 뿐이었다. 이런 점에서 강재욱과는 확실히 달랐다. 송지우가 목숨 걸고 사랑하면서도 끝내 가질 수 없었을 만큼 대단한 남자, 이런 매력이 그가 '고고한 꽃'이라 불린 이유가 아닐까 싶었다. 테니스 클럽을 나서서 지하철역으로 향하려던 순간 휴대전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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