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8장
“우와.”
흥분한 정서현은 비명을 질렀다.
“수아야. 너무 귀여워. 나 녹아 버릴 것 같아.”
정서현의 영향을 받아 나도 마음이 편해졌다.
20분 정도 지나자 돌고래 떼는 점점 멀어졌고 핑크색 돌고래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정서현은 아쉬워했지만 나는 만족했다.
어쨌거나 우리가 돌고래의 세상에 끼어든 거니 말이다.
윤도하는 다가와 정서현을 놀려주었는데 나는 이 두 사람이 어쩐지 수상해 보였다.
눈치 있게 자리를 내주려고 나는 테이블 위에 놓인 주스를 들었다.
이때 고서준이 나의 손목을 잡으며 해가 떠오르는 방향을 보라고 했다.
이때 눈앞에는 핑크색 돌고래가 나타났고 나는 너무 놀라 손으로 입을 가렸다.
고서준이 물었다.
“예뻐?”
고개를 끄덕이자 고서준이 나의 귓가에 말했다.
“얘도 이름이 있어.”
고개를 돌려 바라보자 고서준은 씩 웃으며 대답했다.
“만두라고 해.”
만두. 나는 갑자기 고등학교 2학년 때 그의 곁에 들러붙어 점심을 먹었던 일이 생각났다.
늦게 가서 게 맛 만두만 남았는데 게를 좋아하지 않던 나는 일부러 먹지 않으며 시간을 끌며 만두가 생긴것도 귀엽고 이름도 귀여워 못 먹는 다고 하며 앞으로 반려동물을 키울 때 이름을 만두로 짓자고 했다.
시간이 많이 흘러 나는 이미 잊어버렸지만 그는 나에게 이 핑크색 돌고래가 만두라고 했다.
만약 좋아하는 마음에 흔적이 남았다면 언제부터였을까?
멍해진 나는 입을 앙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크루즈는 귀항하기 시작했고 그들은 저녁에 작은 파티를 열어 2025년을 맞이하자고 했다.
저녁 12시가 되니 나는 졸려 하품을 했다. 김수연은 우유 한잔을 들고 내 옆으로 왔다.
“마시고 자러 가.”
퉁명스럽게 말하며 우유를 들고 내 앞에 서 있는 김수연은 표정이 어색했다.
매일 자기 전에 우유를 마시는 습관이 있었지만 관계가 별로 좋지 않은 이 동생은 처음 나에게 우유를 줬다.
웃는 듯 마는 듯한 나의 표정을 보고 김수연은 계속해서 말했다.
“내가 관심 가졌다고 착각하지 마. 아빠가 감기 걸리면 할머니에게 옮길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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