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장
고서준은 내가 멀미를 할 줄은 생각지도 못한 듯했다. 내가 심하게 토하는 것을 보고 어리둥절해 하다가 급히 차에서 생수 한 병을 꺼내 내게 건네주었다.
나는 오늘 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해서 몇 번 토하고 나니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먼저 물 좀 마셔.”
나는 고서준이 건네준 물을 뿌리치면서 몸을 일으켜 그를 차갑게 바라보았다.
“만족해?”
“모르겠어... “
고서준은 순간 어쩔 줄 몰라 했다.
“너 예전에 나랑 레이싱 때마다 좋아해서 네가...”
고서준은 나를 보며 막연하게 입을 열었다.
“미안해. 네가 멀미하는 줄 몰랐어.”
나는 그를 바라보며 옆으로 늘어뜨린 손을 살짝 움켜쥐었다.
그의 말이 맞았다. 내가 뻔뻔스럽게도 그 사람이 아니면 안 될 때 정말로 그와 함께 레이싱도 하고 잠수도 하며 암벽 등반도 했었다.
나는 고서준이 좋아하는 스포츠에 큰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하지만 지금은 예전이 아니다.
나도 예전의 내가 아닌 지금의 내가 좋아하는 것이 있었다.
나는 다시는 고서준에게 정력을 낭비하지 않을 것이다.
“피곤해.”
나는 뼛속까지 익숙한 고서준의 얼굴을 보며 말했다.
“우리 돌아가면 안 될까?”
나는 고개를 돌려 사방을 둘러보았다.
여기는 어느 교외의 마을 부근 같은데 인가가 좀 멀리 떨어져 있어 걸어가기에는 좀 거리가 있었다.
가끔 차가 지나가는데 가정용 소형 전동차였다.
나를 역까지 데려다줄 사람을 찾을 수 있을지 잠시 생각해 보았다.
“김수아, 왜 갑자기 내가 싫어졌어?”
고서준이 갑자기 말했다.
나는 그를 돌아보고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멍하니 서 있었다.
오늘은 흐리고 하늘에 구름이 짙게 끼었는데 기온이 매우 낮아 바람이 불자 얼굴이 살짝 쓰렸다.
고서준은 나를 향해 한 발짝 한 발짝 다가와 조금 떨어진 자리에 멈춰 섰다.
“왜?”
그의 목소리에는 풀리지 않는 억울함도 담겨 있는듯했다.
엊그제 꿨던 그 꿈속에서처럼 그는 나에게 왜 그를 좋아하지 않느냐고 집요하게 물었다.
“나는 네가 싫지 않아.”
나는 고개를 돌려 바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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