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장
그 순간 내 시력이 왜 그렇게 좋아졌는지 모르겠지만, 고서준이 이지현에게 건넨 물건에 ‘생리통 완화제’라고 적혀 있는 것을 또렷이 보았다.
이 늦은 시간에 그는 이지현에게 여자들이 쓰는 약을 가져다주러 온 것이다.
그 순간 문득 전에 캠퍼스에서 들었던 소문들이 사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전생에서 내가 유산 후 배가 아파서 얼굴이 하얗게 질렸을 때 그가 나를 차갑게 바라보며 한 말도 생각났다.
“김수아, 너 그거 인과응보야.”
그 순간 이지현과 대화 중이던 고서준이 갑자기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봤다.
우리의 시선이 잠시 마주쳤다.
나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시선을 피했다.
그때 마침 내가 부른 차가 도착해서 차 문을 열고 들어갔다.
30분쯤 지나서야 차가 스타 클럽 앞에 멈췄다.
그리고 내가 요금을 내고 차에서 내리자마자 김정태에게서 다시 전화가 걸려 왔다.
“어디야?”
“곧 도착해요.”
말을 마친 나는 전화를 끊고 가방 속에 있는 호신용 물건들을 확인한 후 클럽 안으로 들어갔다.
잠시 후 김정태가 말한 방에 도착해 문을 열자 내가 예상했던 것처럼 어수선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안에는 김정태를 제외하고는 그의 나이 또래로 보이는 중년 남자 한 명이 더 있었다.
나는 그들을 한번 훑어본 뒤 그들로부터 세 자리 정도 떨어진 곳에 앉았다.
김정태는 원래 웃으며 나를 소개하고 있었는데 내가 멀찍이 앉는 것을 보고는 얼굴이 바로 어두워졌다.
“거기 앉아 뭐 하니? 당장 이리 와서 성 대표님 옆에 앉아.”
내가 김정태를 바라보며 꿈쩍도 하지 않자 그의 얼굴은 점점 더 검게 변해갔다.
분위기가 긴장되자 성 대표라는 사람이 분위기를 풀려고 웃으며 말했다.
“김 대표님, 그렇게 화내면 아이가 겁먹습니다.”
“따님이 아직 나이가 어려서 조금 반항적인 건 당연해요.”
“저희 딸도 이 정도 나이였을 때는 저랑 같은 테이블에 앉는 것조차 싫어하더군요.”
그의 말에 김정태는 한숨을 쉬며 분위기를 수습했다.
“요즘 애들은 정말 버릇이 없어요.”
“하지만 이제 나이도 적지 않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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