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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장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곧바로 가서 직접 물어보기로 결심했다. 피아노 8급 자격증을 보유한 나에게 매니저는 30분간 즉석 연주 테스트를 진행했고, 매주 수요일, 토요일, 일요일 오후 8시부터 12시까지 일할 수 있는지 물어봤다. 시급은 2만 원이고 하루에 8만 원, 일주일에 3일이면 24만 원, 한 달이면 꽤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조건이었다. 기분이 좋아진 나는 바로 수락하고 돌아가는 길에 밀크티와 가게에서 간식을 포장해 가기로 했다. 하지만 밀크티 가게에서 기다리던 중 갑자기 전화가 걸려 왔다. 전화를 받자마자 정서현의 억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수아야, 경찰서로 나 데리러 와줄 수 있어?” 경찰서라는 단어가 머릿속에 쿵 하고 울렸다. 나는 급히 몸을 돌려 택시를 잡았다. 정서현은 문제를 일으킬 성격이 절대 아니다. ‘서현이는 진영대에 다니고 있는데, 누가 괴롭힌 거지?’ 나는 택시에 오르며 말했다. “걱정 마. 두려워하지 마. 우리 엄마가 공항에 있으니까 가장 빠른 비행기를 타고 갈게.” “서현아, 무서워하지 마. 내가 곧 갈 거야.” 하지만 내 말은 정서현에게 아무런 위로가 되지 않았다. 나는 다급한 마음을 누르며 그녀를 진정시키려 애썼고, 동시에 스피커폰을 켜고 항공사 앱으로 가장 빠른 비행기를 알아봤다. 하지만 오늘 저녁 비행기밖에 없었다. 순간 저도 모르게 욕이 튀어나왔고 정서현은 한참 울다가 겨우 진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 진영대 아니야. 경성대에 있어. 오늘 너 만나러 학교 갔다가 이지현을 만났어...” ... 내가 경찰서에 도착한 것은 30분 후였고 도착했을 때 고서준도 이미 와 있었다. 이지현은 조사실 왼쪽에 앉아 있었고 고서준은 그녀 앞에 쪼그리고 앉아 온화한 표정으로 무언가를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뒤에는 안경 쓴 변호사가 서류 가방을 들고 서 있었다. 내가 조사실에 들어서자 고서준은 나를 힐끔 보더니 다시 시선을 돌렸다. 지금은 그에게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나는 곧장 정서현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울음을 멈췄지만, 여전히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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