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장
이지현이 말을 마친 후 나는 2초 동안 멍하니 넋 놓고 있다가 겨우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내 손을 잡고 진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수아야, 나랑 서준이 축복해줄 거지?”
나는 기대에 찬 이지현의 표정을 바라보며 손을 빼냈다.
“미안한데 너희는...”
내 축복 없이도 충분히 잘 살 것 같아...
“우리 친구잖아!”
나는 실소를 터트릴 뻔했다. 얘가 지금 날 바보로 아나?
고서준이 요즘 좀 달라졌다는 걸 나도 못 느낀 건 아니다. 다만 한 번 상처받은 마음이기에 절대 경계를 내려놓을 수 없다.
또한 나는 이젠 실현해야 할 꿈이 있고 원하는 삶이 있기에 지난 과거는 멀리 묻어두고 싶다. 고서준을 멀리하고 싶을 따름이다.
“지현아.”
나는 싸늘한 눈길로 그녀를 바라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네가 곧장 고씨 가문의 손주며느리가 되고 고서준의 약혼녀가 되는 거 아니야?”
“근데 난 왜 네 눈에서 두려움이 보이지?”
이지현은 바로 내게 속셈을 들켜버리고 말았다. 순진무구했던 표정이 살짝 일그러졌지만 금세 토끼 같은 눈빛으로 돌아왔다.
“그게 무슨 말이야? 도통 뭐가 뭔지 모르겠어 수아야.”
이지현의 연기는 일류였다. 이러니 전생에 배우가 됐겠지.
“모르면 말고.”
나는 더는 그녀에게 시간 낭비를 하고 싶지 않아서 자리를 떠났다.
기숙사에 돌아오자 룸메들이 다 나가고 없었다.
나는 왠지 모르게 숨통이 탁 트였다. 멍하니 책상 앞에 앉은 나는 사색에 잠겼다.
고서준과 이지현이 곧 약혼한다고? 그럼 고씨 가문에서 엄청 좋아하겠네.
문득 전에 나랑 고서준이 결혼할 때가 떠올랐다.
우리 두 사람이 관계가 발생한 후 고씨 가문에서 실은 아빠에게 보상으로 돈을 조금 쥐여줬다.
나는 그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아무리 고서준을 좋아한다고 해도 그에게 시집가지 못해 안달이 난 여자는 아니었으니까. 게다가 그때쯤 은산시에서 나의 ‘파렴치한’ 행동이 소문이 쫙 깔렸고 나는 결국 고서준에게 더 매달리지도 않았다.
하지만 한 달 뒤에 반전이 일어났다. 어느 날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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