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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장

나는 한순간 진퇴양난의 궁지에 몰렸다. 거절하자니 나만 배은망덕한 사람이 되고 또 그렇다고 병원에 가면 고서준과 얽히게 될 게 뻔했다. “강요 안 할게. 오기 싫으면 관둬. 역시 은혜를 원수로 갚는다니까.” 전화기 너머로 고서준이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 소리는 마치 나를 혹하듯 끊임없이 내 심장을 맴돌았다. “금방 갈게.” 그가 전화를 끊으려던 찰나 나는 끝내 대답하고 말았다. 그저 며칠 함께 있을 뿐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할 것도 아니고 나중에 썩 멀리 피해 다니면 그만이다. 고서준이 아침을 안 먹은 것 같아 나는 곧장 택시를 타고 병원 근처의 편의점에 가서 김밥을 샀다. 병실에 도착하니 고서준은 우아하게 침대에 누워있었다. 손뼈가 부러졌을 뿐인데 대체 왜 병원에 입원해 있는 것인지 나는 도통 이해가 안 됐다. 나를 본 고서준은 반갑게 맞이했다. “어젯밤에 경과 지켜봤는데 아무 일 없대. 지금 퇴원 수속 할 거니까 네가 대신 사인 해줘.” 그는 말하면서 다친 손을 들었고 나는 한순간 어쩔 바를 몰랐다. 결국 나는 마지못해 퇴원 수속을 마치고 그를 부축하여 집까지 데려다주었다. 고서준은 나와 달리 이곳에 본인만의 별장이 있다. 한편 나는 기숙사에서 지내야 해서 낮에는 그를 보살필 수 있지만 밤에는 본인 스스로 챙겨야 한다. “미리 말하지만 난 저녁에 기숙사 돌아가야 해서 저녁 타임은 돌 볼 사람 따로 찾아.” 집에 도착한 후 그를 위해 아침을 차렸지만 고서준은 식탁에 놓인 음식을 둘러보다가 나에게 시선을 옮겼다. 그는 날카로운 눈길로 나를 째려봤다. “나 혼자 먹으라고? 지금 내 상태로 젓가락을 들 수 있을 것 같아?” 나는 속이 꽉 막힐 듯 답답했지만 결국 그에게 김밥을 먹여주었다. 내 인생에 누군가에게 밥을 먹여주는 건 고서준이 처음일 듯싶다. 이어서 나는 설거지를 했고 고서준은 하인을 부려먹듯이 내게 일을 잔뜩 시켰다. 그의 일상생활을 챙겨줘야 할 뿐만 아니라 기분을 맞춰주고 즐겁게 해줘야 했다. “사과 껍질 안 깎으면 안 먹어. 예쁘게 잘라줘.” 고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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