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4장
이렇게 강압적인 환경에서도 살길을 찾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김정태는 얼마 지나지 않아 희주가 이상하다는 걸 느끼고 희주를 더 단단히 감시하기 시작했고 수아 씨의 안전까지 위협하게 됐죠.”
이진섭의 목소리가 다시 무거워지자 사무실 분위기도 점점 숨이 막혀오기 시작했다.
“희주가 얼마나 큰 스트레스와 공포에 노출됐을지 상상이 안 가요. 그래도 희주는 포기하지 않고 그 새장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어요.”
이진섭의 말에 나는 다시 숨통이 조여와 눈을 지그시 감자 눈앞에 깡마른 어머니가 어둠을 혼자 파헤치고 나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러다 그 증거들이 내 손에 들어왔고 희주는 갑자기 사라졌어요. 하지만 가기 전에 신기하게도 저랑 많은 얘기를 나눴죠.”
나는 이 모든 게 너무 기괴하게 느껴졌다. 아마도 자기가 저지른 추잡스러운 일을 어머니에게 들킨 김정태가 어머니를 죽이려 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희주가 한 모든 일은 다 수아 씨가 안정적인 삶을, 더 좋은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라서였어요. 그래도 저도 감히 방해할 생각을 못 했던 거고요.”
나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애써 진정하려 했다. 어머니의 강인함과 희생이 보이지 않는 산처럼 내 가슴을 짓눌러 마음이 무거우면서도 힘이 가득 차올랐다.
어머니의 사랑은 무거우면서도 위대해 제일 까마득한 순간에도 내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게 지켜줬다.
“혹시... 저한테 남긴 말이 있나요?”
나는 슬픔이 북받쳐 올라 말을 잇지 못했다. 이진섭이 고개를 끄덕이며 부드럽게 말했다.
“이 세상이 얼마나 잔혹하든 착하게 순진하게 살면서 펜으로 생활의 아름다움을 기록하라고 했어요. 그것이 바로 희주가 수아 씨에게 남겨준 제일 비싼 보물이죠.”
“그리고 어느 날 수아 씨가 진실을 알게 된다고 해도 복수에 눈이 머는 것보다는 용감하게 대면하라고 했어요.”
눈을 감자 눈물이 조용히 두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어머니의 말은 마치 봄바람처럼 내 마음의 제일 차가운 구석까지 불어가 따뜻하게 녹여줬다.
하지만 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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