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0장
남자가 웃으며 자애로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고 그 뒤로 이어간 진지한 이야기에서 나는 사건의 진실을 알게 되었다.
어머니 황희주는 갤러리 사장 이진섭은 어릴 적부터 그림에 나온 고요한 마을에서 알고 지낸 이웃일 뿐만 아니라 성장의 중요한 파트너기도 했다.
이진섭은 어릴 적부터 예술에 대한 무한한 열정을 갖고 있었고 어머니는 보고 느끼는 것들을 펜으로 그려내는 뛰어난 능력이 있었다. 그들의 우정은 세월의 세례를 받으며 두터운 케미와 이해로 승화했다.
“희주의 재능은 하늘이 내린 선물이었어요. 희주가 그려낸 그림은 색감과 라인의 조합일 뿐만 아니라 마음속 세계의 반영이기도 했어요.”
이진섭의 말에 어머니에 대한 칭찬과 그리움이 가득 차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왠지 모를 이상한 감정까지 느껴졌다.
“그림은 이 세상에 남긴 러브레터나 다름없다는 말을 한 적이 있어요. 모든 사람이 그 그림에 담긴 이야기를 봐줬으면 좋겠다고 했고요.”
나는 [아침 햇살이 깃든 마을]이라는 그림 앞에 서서 어머니가 그림을 그릴 때 느꼈던 그 고요함과 따듯함을 느끼며 눈시울을 붉혔지만 이번에는 감동과 해탈의 눈물이었다.
“작은 마을 출신이라 얼마나 노력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기에 서로 간의 감정을 매우 소중하게 여겼어요. 사실 그때는 결혼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나는 이 말이 퍽 의외였지만 이진섭의 눈동자에 깃든 깊은 애정을 보며 그가 얼마나 어머니를 좋아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희주의 회화 재능이 매우 뛰어나다는 걸 느낀 나는 나 때문에 발이 묶이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정말 사랑한다면 상대의 성장을 방해하는 걸림돌이 되기보다 상대가 더 좋은 삶을 살 수 있게 허락하는 게 맞았다.
“마을을 떠난 우리는 서로 다른 꿈을 꾸고 있었기에 서로 다른 길로 나아가게 되었어요.”
더 의외인 건 이진섭이 사람들을 따라 투자를 했는데 신분 상승할 만큼 큰돈을 벌었다는 것이었다. 그 뒤로 이진섭은 어머니가 그림을 팔지 못한다는 걸 알고 갤러리를 열었다.
처음에는 그저 어머니가 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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