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5장
다음날.
귀국하게 되면 옛날 친구들을 많이 만날 거라는 건 이미 예상했지만 설마 이곳에서 고서준을 만나게 될지는 몰랐다.
나는 아침 일찍 물건을 사러 근처 마트로 나왔다가 고서준과 마주쳐버렸다.
지금쯤 해외에 있어야 할 사람이 대체 왜 여기 있는 거지?
게다가 나를 보고 놀라지도 않고 어쩐지 내게 할 말이 많아 보이는 것으로 보아 나를 보러 온 것 같기도 했다.
“그런 위험한 일이 있었는데 왜 나한테 얘기를 안 했어? 너 정말 혼자 짊어질 생각이었던 거야?”
고서준의 목소리에는 질책과 속상함이 가득 묻어있었다.
그는 성큼성큼 내 앞으로 다가오더니 복잡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그의 말에 조금 벙쪘다가 이내 고서준이라면 내가 무슨 일을 당했는지 정도는 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빠르게 납득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그의 걱정에 아직은 조금 어리둥절했다.
“딱히 얘기할 것도 없었어. 말해봤자 걱정만 할 텐데 뭐.”
나는 가볍게 대답했다.
고서준과 나는 친구보다는 가깝고 가족보다는 먼 그런 사이다.
예전부터 그의 등장은 날 언제나 기분 좋게 만들었지만 지금은 썩 기분이 좋지 않았다.
나는 그가 지금만큼은 나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괜한 사건에 휘말리면 안 되니까.
고서준은 내 말에 짧은 한숨을 내밀었다.
“이럴 때는 그냥 도와달라고 해. 옆에서 힘이 되어줄게. 네가 이렇게 혼자 모든 걸 감당하고 있는 걸 보면 나 자신이 너무 무능해 보여.”
나는 그 말에 마음이 따뜻해지면서도 또 어딘가 씁쓸했다.
그가 호의를 계속해서 부딪혀오면 나는 결국 받아드릴 수밖에 없겠지만 이건 그렇게 쉬운 사건이 아니었다. 어쩌면 목숨이 위험해질지도 모르는 사건이었다.
“네가 이곳으로 돌아온 목적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너희 집안은 예나 지금이나 정말 쉬운 거 하나 없는 것 같아.”
고명준은 고씨 가문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는 사람이다.
“네가 돌아와봤자 바뀌는 건 없어. 우리한테 미래는 없으니까.”
나는 고서준이 이곳으로 돌아온 게 나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누구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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