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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7장

광장 중앙에는 거대한 조각상 하나가 세워져 있었는데 불빛이 비치자 유난히 눈에 띄었다. 가까이 가보니 단풍잎 모양의 조각상이었는데 이 나라의 독특한 문화와 정신을 상징하고 있었다. 흥분한 장영민이 핸드폰을 꺼내 그 조각상과 주변의 경치를 마구 찍어대기 시작했다. 나도 이 분위기에 전에는 느껴본 적 없는 홀가분함과 유쾌함을 느꼈다. “사진 안 찍어요? 친구들에게 보내주면 너무 좋아할 것 같은데. 여기는 막 찍어도 잘 나올 것 같아요.” 장영민이 자기가 찍은 사진을 내게 건네줬다. 사진을 보는 순간 내 마음에 희열이 샘솟아 올랐다. 안 그래도 정서현도 내가 뭘 하는지 궁금해했는데 이참에 아름다운 풍경을 그녀에게 보내주고 싶었다. “나도 몇 장 찍어볼게요. 사진을 잘 못 찍긴 하지만요.” 그렇게 걷다가 멈추기를 반복하며 우리는 많은 사진을 찍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지쳐버린 우리는 핸드폰을 도로 넣고 광장의 한 모퉁이에 앉아 낯선 나라의 야경을 구경했다. 어느새 우리는 많은 곳을 돌아보았고 많은 독특한 경치도 구경했다. 미지를 탐색한다는 느낌이 들어 세 젊은이는 열정과 활력으로 차올랐다. 독특한 분위기를 조금만 더 느끼려는데 멀지 않은 곳에서 익숙한 그림자 하나를 발견하고는 내 마음이 철렁했다. 그 그림자가 고서준과 너무 많이 닮아 있었기 때문이다. ‘설마 여기 와서도 벗어나지 못한다고? 내가 너무 쓸데없는 걱정을 많이 해서 그런가? 고서준이 여기 있을 리가 없잖아.’ “수아 씨, 왜 그래요? 혹시 어디 불편해요?” 장영민은 한눈에 내 상태가 이상함을 감지했다. 나는 눈을 비비며 아까 봤던 곳을 다시 한번 바라봤지만 고서준은 보이지 않았다. 환각인 것 같았다. 나는 내가 아직도 고서준에게 이렇게 깊은 미련과 그리움을 갖고 있을 줄은 몰랐다. 고서준은 내 청춘을 독차지한 사람이었다. 세상 물정 모르던 그때, 사리 판단이 잘 안되던 그때 나는 제일 아름다운 시간을 고서준에게 바쳤다. 많은 소녀의 첫사랑이 새드 엔딩으로 끝나듯 고서준을 향한 나의 사랑도 결국에는 가슴 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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