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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5장

“만약 작품에 진심이 보이지 않는다면 그대로 탈락시킬 거예요.” 심사위원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참가자들을 쏘아보며 전혀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말투로 말했다. 이에 참가자들이 긴장하기 시작했다. “기회가 7개라고 해서 꼭 7명을 모집한다는 건 아니에요. 결국 한 사람만 모집할 수도 있고 아예 한 명도 모집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임수현 멘토의 말에 나는 전례 없는 부담감을 느꼈다. 하지만 이게 내 실력을 드러낼 유일한 기회였기에 전력으로 임하는 수밖에 없었다. 나는 숨을 한번 크게 들이마시고는 차분함을 유지하며 다른 사람이 하는 설명을 들었다. 그때 매우 비슷해 보이는 설계가 나타났다. 나는 이런 상황에 놀라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설계가 매우 새롭다고 생각했다. 임수현이 미간을 찌푸리더니 두 설계도를 놓고 비교했다. “정말 믿을 수가 없네요. 이런 상황에서 유사한 설계가 나온다니, 두 사람 다 탈락이에요.” 두 사람이 발을 동동 굴렀다. 탈락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것 같았다. 나도 이 장면에 살짝 놀랐다. “베낀 건 제가 아닌데 왜 저를 탈락시키는 거예요?” 그중 한 학생이 결과에 불복해 다급하게 변명하며 다른 학생이 표절했다고 우겼다. 임수현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덤덤하면서도 위압감이 느껴지는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결과만 봐요. 두 사람 다 새로운 설계였지만 표절 혐의를 씻을 수는 없어요. 그러면 이 작품에 대한 신뢰도가 0으로 떨어질 수밖에요. 기억해요. 디자이너로서 책임성과 독창성이 제일 소중하다는 걸.” 두 학생은 비록 억울했지만 현실을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었다. 그중 한 명이 한참 뜸을 들이더니 분에 찬 표정으로 임수현을 노려봤다. 순간 나는 이 두 작품이 어딘가 익숙하다는 걸 느꼈다. 게다가 이 두 작품은 다 전통적인 바로크 스타일이었다. 전에 어떤 잡지에서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게다가 사용한 기법은 매우 새로운 채색 회화 기법이었다. 이런 방법으로 설계한 작품은 매우 독창적이었다. 강의에서 들은 적 있는 기법이었지만 정말 사용해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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