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7장
나는 고개를 저으며 그 어느 때보다 확신에 찬 눈빛으로 내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알리려 했다.
“회장님, 회장님이 틀렸어요. 저는 세계를 바꾸려는 게 아니라 그저 저희 할머니를 위해, 그리고 모든 피해자를 위해 정의를 구현하려는 거예요.”
“저도 이 길이 얼마나 힘든 길인지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이 악물고 걸어 나가야겠죠. 증거를 찾아야만 회장님과 회장님 가족이 얼마나 큰 악행을 저질렀는지 알게 될 테니까요.”
나를 보는 고명준의 눈빛이 서늘해졌다. 고명준은 한참 동안 침묵하더니 경멸에 찬 눈빛으로 나를 힐끔 노려봤다.
“주제도 모르고 설치고 있네. 뭘 더 바라는 거야? 사람은 네가 이미 데려갔잖아. 지현이는 어머니를 잃고 외국에서 혼자 동생까지 돌보고 있는데 뭘 더 바라는 거냐고.”
순간 나는 하늘이 핑 도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렇게 징그러운 일을 맞닥트릴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이지현의 어머니가 감옥에 들어간 게 나 때문이라니, 그건 탐욕스러움의 끝판왕인 여자가 법률에 저촉되는 일까지 저질렀기 때문이다.
“저는 회장님처럼 법을 가지고 놀만한 능력도 없을뿐더러 말로 시시비비를 뒤바꿀 능력도 없어요. 이지현이 법률의 제재를 피할 수 있었던 것도 다 회장님 덕분 아니에요? 그리고 이지현의 어머니가 감옥에 들어간 건 법에 저촉되는 일을 해서잖아요.”
나는 분노에 찬 말투로 고명준을 반박했고 그러면 그럴수록 화가 점점 더 거세게 치밀어 올랐다. 시비를 뒤바꾸고 논점을 뒤흔드는 고명준이 너무 싫었다. 할머니의 죽음과 고씨 가문의 박해를 받은 피해자들의 정의는 아무래도 내 손에 달린 것 같았다.
고명준은 갑작스러운 반박에 놀랐는지 안색이 점점 어두워지더니 나를 노려보며 삼켜버릴 듯이 위험한 눈빛을 지었다.
“넌 참 겁대가리도 없어. 네가 뭐라도 돼? 무슨 자격으로 내 앞에서 그런 말을 하는 거야. 내가 말하는데 이 세상은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니야. 네가 진실을 안다고 뭐가 바뀌는 줄 알아? 그렇다면 지금 그 답을 줄게. 틀렸어. 이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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