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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1장

나민준은 나에게 가까이 다가와 걱정하는 말투로 물었다. “무슨 일 있었어? 여기까지는 왜 왔어?” 나는 숨을 한번 깊게 들이켜며 쿵쿵거리는 마음을 진정시켰다. 하지만 누르고 싶은 감정이 자꾸 빼꼼 머리를 들이밀었다. 나는 한참 후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담담히 웃었다. 나는 일부러 아무것도 모른 척했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한 얼굴로 넘어가며 그가 나에게 진실을 먼저 말해줄 것을 기다렸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길을 잃었어요.” 나의 핑계에 나민준은 잠시 눈썹을 꿈틀거렸지만 별다른 질문은 하지 않았다. 상식적으로 이런 곳에서 길을 잃는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제 발로 고씨 가문에 찾아온 것 말고는 이곳에 있는 게 설명이 되지 않았다. 나는 지금 나민준을 보는 것이 무척이나 괴로웠다. 의도치 않게 따라간 곳에서 충격적인 진실을 들어버렸으니까. 마치 칼이 심장에 꽂힌 것처럼 나는 도저히 표정 관리를 할 수가 없었다. 나민준은 뒤돌아서 차 문을 열더니 따뜻함이 배어있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타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내가 왜 여기 있는지 추궁할 생각은 요만큼도 없어 보였다. 역시 척하는 사람은 이런 상황에서도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을 하는 재주가 있었고 이런 상황에서도 자기를 포장할 수 있는 재주가 있었다. 나민준은 다정한 얼굴로 차 문을 연 채 나를 바라보았다. 그는 지금 한시라도 빨리 나를 이곳에서 데리고 가려고 하고 있다. 아마 단둘이 있을 때야 나에게 왜 이곳에 있었는지 질문을 할 것이다. “타. 집까지 데려다줄게.” 나는 잠깐 망설이다 결국에는 그의 차에 올라탔다. 지금보다 더 고통스러운 상황이 또 있을까? 하지만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그와 대화를 나눌 생각이다. 그에게 물어볼 것들이 무척이나 많았으니까. 그중에서 제일 궁금한 건 언제부터 나를 배신할 생각을 했는가였다. 시동이 걸리고 차량은 조용히 자리를 떠났다. 차 안은 쥐죽은 듯이 조용했고 이따금 밖에서 들리는 바람 소리만 들려왔다. 나는 창문 밖으로 지나가는 풍경을 보며 마음이 혼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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