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1장

남희준은 살짝 기쁜 표정을 지으며 내 태도를 보고 약간 우쭐한 기색도 보였다. 이 기회가 흔치 않은 기회라는 건 알지만 내가 잡아낼 수 있을지는 전적으로 내 능력에 달려 있었다. “너무 들떠 하지는 마. 소개해 주고 싶은 건 사실이지만 스승님의 성격이 나보다 더 까다로워. 그래서 설득하는 게 쉽진 않을 거야.” 남희준의 냉정한 말에 나는 잠시 멍해졌다. 마치 절박한 상황에서 구원의 동아줄을 잡았는데 그 동아줄이 나를 도와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듯했다. “하지만 아가씨 능력이라면 분명 해낼 수 있을 거라고 믿어.” 그의 말은 희망을 주면서도 동시에 나를 압박했다. 숨이 막힐 듯한 부담감에 머릿속이 하얘지고 잠시 길을 잃은 기분이었다. 지금의 모든 상황이 급변하고 있어 과거의 궤적대로 일이 흘러가기는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내가 가진 정보의 차이는 나를 유리한 위체 서게 할 수 있었다. 그날의 식사는 즐겁게 끝났다. 목표를 완전히 이루지는 못했지만 새로운 해결책을 얻었다. 입술을 굳게 다문 채 돌아가는 길 내내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조수석에 앉아 차가운 바람이 스치자 옷깃을 여미고 유리창 너머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눈빛은 여전히 어두웠고 마음에 있는 무거운 슬픔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었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내 세상은 우울해졌다. 끝없는 장마처럼 축축한 기운이 온 세상을 덮고 내 마음까지 젖어 드는 것만 같았다. 심지어 눈까지 흐려져 앞을 제대로 볼 수 없는 기분이었다. 잠 못 이루는 밤마다 할머니와 함께했던 행복했던 시간을 떠올렸다. 한밤중에 꿈에서 깨어나면 할머니가 속수무책으로 이지현에게 점점 몰리던 모습을 꿈에서 보곤 했다. 할머니는 간절히 도움을 요청하고 싶어 하셨지만 입이 막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이지현은 지옥에서 온 악마처럼 한 걸음씩 할머니에게 다가갔고 죄악으로 얼룩진 손을 뻗어 할머니를 질식시키려 했다. 할머니의 기운 없는 손이 힘겹게 들렸다가 결국 무력하게 내려오는 모습이 생생했다. 나는 그 광경을 지켜보면서도 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