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0장
난 잠시 생각하다 피식하고 웃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랑 나민준도 연회장에 도착했다.
홀에는 잔잔한 음악이 흘렀고 손님들은 각자 무리를 찾아 얘기를 나누거나 샴페인 잔을 들고 인사를 나누며 조금이라도 인맥을 넓혀 이득을 보려고 최선을 다했다.
우리도 마찬가지였다.
나민준은 주위 사람들한테 나를 소개했는데 몇 명이랑 얘기를 나누고 나서 타겟을 찾은 듯 팔꿈치로 툭툭 쳤다.
“허 대표님한테 인사드리러 가자.”
“그래요.”
나민준 뒤를 따라 허민철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어디서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이상한 느낌에 고개를 들어보니 익숙한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드디어 올 게 왔구나.
“저 여자예요!”
구연정은 남자의 팔을 꼭 끌어안고 손가락으로 날 짚으며 남자한테 애교를 부렸다.
“이 대표님, 저 대신 혼내줘요!”
“간땡이가 부었나? 감히 나 이재석의 여자를 무시해?”
이재석은 날 흘겨보며 무서운 말투로 위협했다.
“얼른 사과해. 아니면 은산시에서 사라질 줄 알아.”
나민준이 내 앞으로 막아서려고 할 때 난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면서 당당하게 이재석한테 물었다.
“이 대표님, 구연정 씨가 밀친 어르신이 누군지 모르시나 봐요?”
“어르신은 무슨, 거지 같은 영감탱이잖아?”
구연정은 코웃음을 치며 다시 이재석한테 달라붙어 애교를 부리려고 했을 때 홀에 불빛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술렁이던 연회장은 순간 조용해졌고 다들 홀 중앙 무대에 눈길을 돌렸다.
스포트라이트가 ‘탁’하고 비치더니 정장을 차려입은 어르신이 성큼 걸어들어오면서 마이크를 잡고 말씀을 시작했다.
고개를 돌리자, 눈을 반짝이며 흥분을 감추지 못한 나민준의 얼굴이 보였다.
“저분이 남희준 교수님이었어?”
난 머리를 끄덕이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
“이제 왜 도왔는지 알겠죠?”
나민준은 올라가는 입꼬리를 억제하지 못하고 힘껏 머리를 끄덕였다.
홀의 불빛은 어두웠지만 구연정의 안색이 얼마나 안 좋은지 신기하게도 한눈에 들어왔다.
난 조용히 입꼬리를 올렸다.
겸손하게 다녔으면 아무 일도 없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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