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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6장

고명준의 얼굴이 어두워지자 난 기분 좋게 웃음을 지었다. 그러자 그 얼굴의 먹구름은 더 짙어졌다. 내 말이 듣기 거북했는지 옆에 서 있던 시중도 나서면서 한소리했다. “김수아 씨, 어르신께서 제안한 조건은 어디 가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월등한 조건이 거든요. 잘 생각해 보시는 게 좋을 거예요.” 난 머리를 끄덕이며 인정했다. 아무나 고명준처럼 통 크게 이런 조건들을 마련해 줄 수는 없다. 하지만 고명준과 가까이 접해 본 사람들만 아는 건데, 좋은 조건은 그만한 대가가 따르는 법. 높은 자리에서 상금을 하사하는 모습은 강도랑 별 다를 바 없었다. 고명준은 날 싫어했고 나 또한 그를 혐오했다. 협의서를 들고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빠짐없이 읽었는데, 한 줄 넘길 때마다 내 속은 뒤집어져 갔다. 협의서를 다시 손에 들고 난 망설임 없이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흩날리는 종이 쪼가리를 보더니 고명준은 이내 얼굴을 붉혔다. 화 때문에. “어르신, 노여움을 푸세요.” 집사가 조심스레 고명준의 등을 다독였다. “화나든 말든, 나랑은 상관없어요.” 난 비웃음 가득한 얼굴로 차갑게 경고했다. “당신네 가족 사람과는 아무와도 엮이고 싶지 않으니까 한 번만 더 내 눈앞에서 걸리적거리면...” 고명준의 싸한 표정을 보며 난 또박또박 말했다. “그때는 어르신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사람부터 건드릴 거예요.” 말을 끝내고 나서 난 뒤 돌아보지 않고 방을 나섰다. 집 근처로 돌아왔을 때 어딘가 익숙한 사람이 기다리고 있는 게 보았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고서준이었다. 요즘 들어 자주 마주치게 되는데 무시하려고 해도 계속 눈에 밟혔다. 고서준은 많이 야위어 보였는데 예전에도 마른 편이긴 했지만, 그때는 활력이 넘쳤고 에너지가 느껴졌다. 하지만 지금의 고서준은 차갑고 냉철한 기운이 맴돌고 있었다. 난 걸음을 재촉해서 그의 옆을 지나가려고 했는데 고서준이 따라왔다. “할아버지가 널 찾았어? 뭐라고 하셨는데? 괜찮아?” 쌀쌀한 눈길을 마주한 고서준은 잠깐 머뭇거리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미안해. 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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