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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장

나는 그 말을 도저히 입 밖으로 꺼낼 수 없었다. 그 말들은 마치 날카로운 칼날처럼 내 가슴을 계속 찔러댔다. 몇 초간 멍하니 서 있다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제 할머니 얼마나 더 사실 수 있을까요?” 의사는 안경을 고쳐 쓰며 차분하게 답했다. 이미 생사를 수없이 목격한 사람답게 그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3개월에서 6개월 정도입니다.” 마치 머리 위에서 거대한 바위가 떨어진 것처럼 충격을 받았다. “감사합니다.” 멍해진 채로 겨우 그 말을 하고 나는 천천히 진료실을 나섰다. 할머니 병실로 바로 가고 싶었다. 할머니 옆에서 할머니의 따뜻한 손을 꼭 잡고 더 이상 한순간도 떨어지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병원 복도를 지나며 유리창에 비친 내 모습을 보니 눈가가 빨갛게 부어오르고 초췌해 보였다. 다시 누군가를 걱정시키고 싶지 않아 나는 방향을 틀어 병원 1층의 작은 정원으로 향했다. 지난번 은산으로 돌아왔을 때는 봄처럼 따스했었다. 사람들이 이번 겨울은 유난히 춥다고 했을 때 나는 믿지 않았었는데 이제야 그 말을 실감하고 있었다. 사방에서 눈송이가 조용히 흩날리고 있었다. 나는 고개를 들어 손을 뻗어 눈을 받았다. 육각형의 눈송이는 내 손바닥 위에 닿자마자 금세 물이 되어 녹아내렸다. 순간 울고 싶어졌지만 울어본들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걸 알았다. 남은 시간 동안 할머니 곁을 지키겠다고 마음먹었다. 은산에 홀로 계시게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경성대의 수업은 따라갈 수 있으면 혼자 공부하고 기말고사만 보러 가면 될 것이다. 따라가기 힘들면 1년 휴학을 하기로 했다. 앨런의 아르바이트도 더는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마음 정리가 끝나자 나는 병실로 돌아가기로 했다. 가는 길에 정서현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은산에 돌아왔냐고 물었다. 나는 그녀까지 걱정시키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명절 동안 친구들과 파티하며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 경성에서 너무 바빠서 이번 설에는 못 내려갈 것 같다고 거짓말을 했다. 정서현은 금세 시무룩해졌다. 우는 이모티콘을 보내며 나를 보고 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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