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9장
“누구를 보고 하는 말이에요?”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옆에 있는 나민준을 일부러 째려보면서 일부러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누가 배은망덕한 사람이라는 거죠?”
“나 말이야, 나.”
나민준은 바로 태세를 전환해 억지 미소를 지어 보였다.
“내가 양심 없는 놈이지. 무려 20일 넘게 네 할머니를 대신 돌봤고 네가 돌아왔는데도 밥 한 끼 안 샀으니 말이야.”
“너한테 선물도 안 주고, 다리도 안 주물러주고 어깨도 안 주물러주고.”
“뭐가 불만이에요?”
나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자리에서 일어나 나민준과 맞섰다.
몇 초 지나자 나민준의 기세는 슬슬 꺾였고 그의 시선은 점점 허공을 떠돌기 시작했다.
얼마 더 지나자 나민준은 결국 포기하고 옆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다리를 테이블 위에 척 올리며 마치 못마땅한 듯 말했다.
“알겠어, 알겠어. 네가 대장이고 난 부하야. 너 따라다니는 게 내 운명이겠지 뭐.”
“맞아요.”
나는 웃음을 참으며 그저 짧게 대답했다. 나민준은 그 말에 참지 못하고 눈을 뒤집으며 고개를 홱 돌렸다. 어쩐지 ‘나 이제 더 못 참아’ 같은 표정이랄까.
웃음이 목 끝까지 차오르려는 걸 억누르며 나는 기침을 한 번 하고는 캐리어에서 선물을 꺼내 그에게 다가갔다.
“여기요.”
나민준은 그저 조용히 테이블에서 다리를 내렸다. 그리고 다리를 꼬고 앉은 후 나에게 눈길도 주지 않았다.
“뭐 하자는 거야?”
“그냥 한 번 봐봐요.”
나는 할 말을 잃은 채 중얼거렸다. 남자가 여자보다 훨씬 더 심술궂다는 걸 이제야 깨닫게 된 순간이었다. 정서현도 그보다는 달래기 쉬웠다.
“고개 돌려서 이것만 좀 봐요.”
“보기 싫어. 화난 거 안 보이냐?”
나민준은 여전히 투덜대며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나는 할 수 없이 그의 앞에 다가가 선물 봉투를 들이밀었다.
“선물이에요. 제가 설마 배은망덕한 사람이겠어요? 경성에서 미리 사뒀어요. 아까는 그냥 장난친 거예요. 진짜로 화났어요?”
내가 진지하게 말하자 나민준의 표정이 조금 풀렸다.
그는 나를 한 번 훑어보더니 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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