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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장

“됐어. 나 지금 멀쩡하잖아.” 내가 더는 말하고 싶지 않다는 걸 알았는지 둘은 더 이상 캐묻지 않고 조용히 내 침대를 정리해 줬다. 최근에 너무 피곤해서 그런지 나는 침대에 눕자마자 깊이 잠들어버렸다. 다음 날 점심, 식당으로 가는 길에 하필 이지현과 딱 마주쳤다. 그녀는 피곤한 얼굴이었지만 나를 보자마자 갑자기 활기를 띠었다. “김수아, 이렇게 빨리 또 만나다니. 참 속 쓰리겠네?” 그녀는 비웃는 듯한 눈빛으로 나를 보며 은근한 미소를 지었다. 나는 그녀 어깨에 걸친 가방을 힐끗 보고는 지지 않고 쏘아붙였다. “뭐야, 그 안에 갇혀있는 동안 별로였나 봐? 또 들어가고 싶어?”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체포됐다는 소문이 있던데. 이제 동기들이 너 같은 범죄자랑 어떻게 지낼지 궁금하네?” 내 말에 이지현의 얼굴이 눈에 띄게 일그러졌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쏘아붙였다. “김수아, 네가 아무리 똑똑해도 뭐 어쩔 건데? 내가 무슨 짓을 하든 간에 서준이는 언제나 나를 지켜줄 거야.” “그거 알아? 이렇게 큰일이 벌어졌는데도 난 처벌조차 받지 않았어.” “할아버지께서 직접 말씀해 주셨어. 김수아, 또 나를 건드리면 너랑 네 할머니는 가만히 두지 않을 거라고." 나는 두 눈이 커졌다. ‘이 여자가 어떻게 할머니에 대해 알고 있는 거지? 고씨 가문, 고서준... 결국 다 똑같이 역겹군.’ 나는 옆에 늘어뜨린 손을 꽉 쥐었다가 풀고는 그녀 쪽으로 성큼성큼 다가갔다. 내가 뿜어내는 분노에 그녀는 본능적으로 몇 발짝 물러서며 방어 자세를 취했고 말도 더듬거리기 시작했다. “김수아, 내가 경고하는데. 여기 학교야! 네가 무슨 짓을 하면 반드시 처벌받을 거라고!” 나는 비웃으며 말했다. “이지현, 너 정말 고작 이 정도야? 회장님이 너를 언제까지 지켜줄 수 있을지 두고 보자.” 그렇게 말하고 나는 더 이상 그녀를 신경 쓰지 않고 돌아섰다. 그래도 그녀는 표정이 분명 일그러졌을 걸 생각하며 나는 기분이 좋았다. 기숙사로 돌아온 나는 현재 상황을 곰곰이 분석했다. 그때 갑자기 울린 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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