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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장

고서준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할아버지, 건강 잘 챙기세요. 시간 되면 들르겠습니다.” 그는 이지현을 도와주겠다는 말은 하지 않은 채 전화를 끊어버렸다. 기숙사에 돌아오니 이미 오후였다. 오늘 두 가지 디자인 초안을 확정하고 오후에 수업이 없는 것을 확인한 후 나는 피곤해져 침대에 몸을 던졌다. “수아야, 일어나!” 그때 누군가 나를 흔들어 깨웠다. 눈을 떠보니 이효민과 전여희가 나를 부르고 있는 것이 보였다. 창밖엔 여전히 밝은 빛이 가득했고 핸드폰을 보니 겨우 30분밖에 지나지 않은 상태였다. “무슨 일이야? 나 너무 피곤해. 좀 더 잘래.” 내가 다시 누우려고 했으나 두 사람은 나를 단단히 붙들어 놓았다. 두 사람의 얼굴에는 걱정스러운 기색이 가득했다. 곧 전여희가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이지현 걔가 또 사고를 친 게 틀림없어.” “그러게 말이야. 어쩜 저렇게 얄미울 수 있지? 우리 수아가 불쌍하게 됐지.” 이효민이 이렇게 맞장구치자 나는 눈을 비비며 말했다. “어젯밤에 이지현 욕은 다 하지 않았어? 너희가 이지현 욕하는 거 지금 나더러 들으라고 깨운 건 아니지?” “당연히 아니지!” 둘은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 “일 터졌으니까 너 일단 자지 마.” 두 사람은 서로 눈빛을 교환하더니 이내 이효민이 중요한 말을 꺼냈다. “교장 선생님이 너를 사무실로 부르셨어. 학과 조교님이 너한테 전화했는데 안 받아서 우리한테까지 연락이 왔더라고.” ‘교장 선생님?’ 어젯밤 학과 조교가 했던 말을 떠올리니 대충 어떤 일인지 감이 왔다. 전여희는 나를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보며 말했다. “그냥 가지 않는 게 어때? 왠지 좋은 일은 아닌 것 같아.” 하지만 나는 별로 개의치 않으며 대답했다. “왜? 이 일에서 피해자는 나야. 학교에서 날 잡아먹기라도 하겠어?” 그러자 전여희는 망설이다가 자기 핸드폰을 내게 내밀었다. 학교 커뮤니티였다. 스크롤을 내리자 아침에 퍼졌던 사건 영상과 관련 글이 모두 사라져 있었다. “학교에서 올리지 못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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