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51장 나를 당해내지 못하잖아
박지환은 미소를 지으며 민서희를 한참 바라보다 덤덤하게 답했다.
“그냥 내가 유능한 보스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왜 그렇게 생각해요?”
“내가 유능했으면 모든 일을 완벽히 처리했을 거고 나를 배신하는 부하도 없었을 거잖아. 어떻게 스스로 죽는 것도 마다하고 입을 꾹 다물 수가 있을까?”
박지환은 평온한 어조로 말을 내뱉었지만 민서희는 전에 없던 고독을 느낄 수 있었다.
“민서희, 내가 남편으로서는 용서받지 못할 사람이지만 적어도 보스로서는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고 생각했거든. 근데 오늘에야 알았어. 지금껏 아무것도 제대로 해낸 게 없다는 걸 말이야. 내 인생과 내 선택이 남들 눈에는 똑똑해 보이겠지만 사실 내가 가진 건 하나도 없었던 거야.”
좀처럼 자신을 비하하지 않는 그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헛웃음이 감춰져 있었다.
민서희는 침묵하다 박지환을 위로하고 싶어졌다.
“박지환 씨, 하느님마저도 빈틈없이 일을 해결할 수 없는 세상에 우리 모든 사람들한테 당해내기 어려운 일이라는 게 있는 법이에요. 어떤 사람은 완벽함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고, 또 어떤 사람은 부족함이 많은 사람이니 이처럼 완벽하지 못한 사람은 질투심이나 불만 심지어 남을 증오하는 마음까지 가지게 돼요. 그러니까 박지환 씨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쥐락펴락하지도 못할 테니 그냥 스스로 양심에 부끄럽지 않게 행동하면 그걸로 충분한 거예요.”
더없이 진지한 그녀를 유심히 지켜보던 박지환은 그녀의 손을 잡고 자신의 얼굴에 갖다 댔다.
“하긴 너처럼 완벽한 여자도 나 같은 악당을 당해내기 어려운데 나라고 뭐 다를 게 있어.”
민서희는 말문이 막혔고 박지환이 물었다.
“안아도 돼?”
망설이던 민서희는 고개를 끄덕였고 곧이어 넓은 품에 안겨 팔을 조이면서도 충분히 빠져나갈 수 있는 공간을 주고 있었다.
그 순간 서로의 숨소리만 들리는 두 사람은 아무 말 없이도 감정 표달은 충분했다.
다른 한 편 그 장면을 보던 장 씨 아주머니는 흐뭇하게 웃었다.
그녀는 휴대폰을 꺼내 촬영한 사진을 보면 볼수록 두 사람이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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