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75장 나만 믿으면 돼
구석에 웅크리고 남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던 그 가련한 모습이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 그녀는 영원히 모를 것이다.
그건 마치 누군가 손으로 가슴을 두 동강 내는 느낌이다. 사랑하는 여인이 고통을 받고 있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무력감과 분노가 그의 사지를 뒤흔들고 있었다.
차라기 그녀 대신에 아프고 싶었다.
민서희는 입술의 따끔거림을 느끼며 약간 움츠러들었다.
“박지환 씨...”
박지환은 그녀를 품에 안고 슬픈 어조로 물었다.
“서희야, 왜 스스로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해? 왜?”
민서희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뼛속까지 힘이 없고 마치 애걸하는 듯한 박지환의 이러한 목소리를 그녀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나... 나 괜찮아요.”
민서희는 겨우 마음속으로 생각한 바를 삼키며 달랬다.
“나 사실 아무 일도 없어요. 별로 그리 심하게 괴롭힌 것도 아니고요. 정말 참기 힘들었으면 경찰들한테 알렸을 거예요.”
박지환은 민서희의 단추를 풀었고 그녀 몸에 남긴 흔적들에 눈빛이 싸늘해졌다.
“이게 아무 일도 없어?”
목이 메이는 민서희는 추위에 옷을 움켜쥐었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어요.”
지그시 그녀를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했는지 박지환은 그저 안전벨트를 매주고 병원으로 향했다.
의사의 진찰 과정에서 민서희의 상처를 똑똑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 옷 속에 숨겨진 상처들이라 멍이 사지에 널려 있었고 많은 부분은 구두 끝으로 걷어찬 듯했다.
간호사가 약을 바르며 한숨을 내쉬었다.
“대체 사람이 어떻게 이리 심하게 임산부한테 손을 댈 수 있어요? 모질기도 하지.”
박지환은 자리를 피해 이민준에게 전화를 걸어 경찰서로 가보라고 했다.
그들이 이유 없이 민서희한테 손을 댔을 리도 없고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이건 누군가 계획한 일이다.
그가 통화를 마치자 때마침 간호사도 약을 다 발라 주었고 옷을 입은 민서희는 얼굴이 약간 뜨거워졌다.
박지환은 다가와 그녀의 불안정한 손을 잡고 직접 마지막 단추까지 채워주었다.
“오늘 저녁은 마음 놓고 푹 자. 내가 여기서 지키고 있을게.”
민서희는 고개를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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