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장 사건의 진상

민서희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어 나갔다. “윤서아가 아니면 누가 날 이렇게 미워할까요?” 그 말에 박지환은 어이가 없었다. “민서희, 너 피해망상증이야? 윤서아가 널 미워한다고? 그렇게 착한 애가 왜 널 미워해? 윤서하는 너에 대해 단 한 번도 안 좋은 말 한 적 없어. 그런데 무슨 이유로 널 해치려고 하겠어?” 이유? 이미 충분한 거 아닌가? 박지환을 구해준 사람은 사실 민서희고 윤서아는 영원히 그녀가 이 사실을 밝히지 않길 바라니까. 그래야 그녀의 입지가 단단해지니까. 민서희는 목구멍까지 올라 온 말을 다시 삼켰다. 그녀는 자기의 어리석음이 우스웠다. 박지환이 윤서아에 대한 사랑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러니 어떻게 그녀를 지목하겠는가? 박지환은 그저 그녀가 한 번 뛰어내리더니 머리가 어떻게 됐다고 생각했다. 민서희는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주먹만 꽉 잡을 뿐이다. 그 모습에 박지환은 저도 몰래 미간을 찌푸리며 짜증을 냈다. “걱정하지 마. 이 일은 내가 반드시 너한테 만족스러운 결과를 줄 거야. 사실이 밝혀지면 누구든 가만두지 않을게.” 민서희는 두 눈을 감고 박지환의 말을 흘려들었고 박지환은 처음으로 무력감을 느꼈다. 그는 가슴에 가득 찬 분노를 발산할 방법이 없어 아예 문을 박차고 나가버렸다. 이민준은 다급히 박지환에게 다가갔고 박지환은 쌀쌀하게 말했다. “잘 지켜. 다음에는 어떤 이유든 불문하고 너부터 가만 안 둬.” “네! 대표님, 명심할게요!” 박지환은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먼저 회사로 갔다. 하지만 결과는 그대로다. 그의 사무실에 들른 사람은 오직 윤서아뿐이다. 박지환은 윤서아를 회사로 불렀다. 윤서아가 휠체어에 앉아 그의 사무실로 들어왔을 때, 박지환은 창문 앞에 서 있었다. 검은 눈동자는 수천수만 개의 별을 머금은 듯 빛났고 반쪽 얼굴은 바깥의 빛과 어우러져 더 빛났으며 양복을 입은 그의 길쭉한 다리와 몸매는 사람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윤서아는 한참을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간호사였을 때 혼수상태에 빠진 박지환을 만났고,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