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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1장 그는 화 나 있다

이민준이 말했다. “그건 저도 잘......” 이민준은 확실히 아는 것이 없다. 당시 이민준은 밖에 있었으며 병실에 발을 들인 적 없었다. “대표님은 그저 병실에서 주치의와 잠시 대화를 나누시다가 나가셨을 뿐이죠. 근데 왜 그러세요?” 민서희는 쓴웃음을 지었다. “안 온 지 벌써 일주일이 되어가요.” 예전에는 아무렇지 않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안랑이의 죽음이 수면 위로 떠올랐으니 그녀는 당장이라도 증거를 박지환에게 넘겨주고 싶은 심정이라 기다리기 힘들었다. 이민준은 알 수 없어서 미간을 찌푸렸지만 민서희를 위로했다. “민서희 씨, 걱정하지 마세요. 아마도 회사에 바쁜 일이 많은가 보죠.” 민서희는 그 말을 믿지 않았다. 혼수상태인 윤서아를 위해 아무리 바빠도 매일 시간을 내서 3층으로 올라갔었다. 박지환이 하고 싶다면, 아무도 그를 막을 수 없었다. 그런데 일주일 동안 바빠서 못 온다고? 그건 핑계일 뿐이다. 그녀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증거가 앞에 놓여 있는데 한 시도 늦출 수 없었다. “민준 씨, 휴대폰 좀 빌려주실래요? 지환 씨한테 전화 좀 할게요.” 이민준이 어찌 그녀를 거절할 수 있을까? 그는 바로 박지환에게 전화를 걸었고 신호음이 들리자 민서희에게 넘겨주었다. 전화기 저편에서 중저음의 목소리가 차갑게 들려왔다. “무슨 일이야?” 느긋한 말투, 바쁜 일이 있는 것 같지 않았다. “나예요.” 민서희의 목소리에 박지환은 잠시 침묵하며 전화를 끊을지 말지 고민하다가 결국 꾹 참고 짜증 섞인 말투로 물었다. “할 말 있어?” “네.” 민서희가 물었다. “오늘 시간 있어요? 할 얘기 있는데......” “없어.” 박지환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거절했다. “할 얘기 있으면 민준이한테 해. 네가 제일 잘하는 게 남자한테 꼬리 살랑살랑 흔드는 거 아니었어? 하지만 난 너와 그런 장난 할 시간 없어.” 차가운 목소리와 잔인한 언어는 방관자인 이민준마저 미간을 찌푸리게 했지만 민서희는 이미 익숙해져 있었다. 단지 그의 변덕스러운 태도에 막막할 뿐이다.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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