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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4장 모든 원점

백인언은 그대로 기절해 버렸고 옷깃을 쥐어 잡고 있는 민서희는 가슴이 쿵쾅거렸다. 다행히 내일 아침에 깨어났을 때 백인언은 그들이 잠자리를 했던 걸로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민서희는 백인언의 팔을 밀어내고 조심스레 침대에서 내려왔다. 백인언은 옆방에 묵었으니 짐가방도 그대로일 거고 지금이 그 짐가방에 뭐가 들어있는지 수색할 절호의 기회였다. 민서희는 고민하다 방문을 열었다. 고요한 마당 속에서 맨발로 백인언의 방 문을 열고 들어가게 된 민서희는 곧바로 한 그림자로 인해 벽에 밀치게 되었다. 민첩한 동작에 민서희는 눈동자가 휘동그레지고 이어 익숙한 냄새가 코끝으로 느껴졌다. 그리고 이 남자의 윤곽은... 민서희가 멍해져 있던 그때 그 남자의 사나운 키스가 이어졌고 민서희는 정신을 차린 뒤 박지환을 밀어내고는 뺨을 내리쳤다. “나쁜 놈!” 그녀는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나쁜 놈! 나쁜 놈!” 그녀가 4년 동안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고나 있을까? 박지환은 그녀가 마음껏 분풀이를 하게 내버려두었고 잠시 진정이 된 걸 보자 그녀의 손목을 잡고 손등에 살포시 입맞춤을 했다. “미안해.” 그는 잠긴 목소리로 답했다. “서희야, 미안해. 내가 미안해.” 고통에 못 이겨 어깨가 부들부들 떨리는 민서희는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말로는 박지환을 원망하고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라고 하면서 그도 이성을 잃게 되고 다른 사람의 의식으로 살아가게 된 피해자인지라 모질게 대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언제 기억을 되찾은 거예요?” 민서희는 재빨리 정신을 부여잡고 얼굴의 눈물을 닦아냈다. 지금은 슬퍼할 때가 아니다. “어머니가 목숨을 잃고 진동연한테서 연락이 왔었어. 우리가 서로 합작하면서 기억을 되찾게 된 거야.” “진동연 씨...” 민서희는 할 말을 잃었다. “그러니까 진동연 씨도...” “맞아. 진동연도 최면에 걸리지 않았고 심지어 나보다 더 빨리 알아챈 거야.” 민서희는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고 박지환은 그녀를 꽉 품에 안으며 그녀에게서 나는 향기가 느껴지자 비로소 마음의 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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