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36장 남자 의사를 불러와
“네. 알겠습니다.”
간호사가 떠나자 박지환은 계속 끙끙거리는 모습을 보였고 민서희는 걱정과 허무함이 동시에 들었다.
아까 그녀와 이것저것 따질 때만 해도 멀쩡했잖아?
그런데 왜 하필 그녀가 가려고 하니까 박지환이 이런 몰골인 거지?
“간호사가 한 말 다 들었죠? 아픈 건 정상적인 현상이니까 내가 대신 아파줄 수도 없고 그냥 버티고 있는 수밖에 없어요.”
박지환은 묵묵히 답했다.
“하긴. 누구를 보호하려고 일부러 방향을 틀지 말았어야 했어. 그러면 이렇게 차가운 면박이나 얻을 필요가 없었겠지.”
민서희는 어이가 없었다.
제발 적당히 좀 해!
박지환이 언제부터 엄살을 떨었는지 민서희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럼 어쩌라고요?”
민서희는 머리가 지끈거렸다.
“내가 뭐 어떻게 해 줄 수도 없잖아요?”
박지환은 고개를 들었다.
“적어도 덜 아프게 해 줄 수는 있지.”
“덜... 아프게요?”
민서희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어떻게요?”
박지환은 바로 답하지 않고 곁눈질로 자신의 침대 옆을 가리키더니 민서희한테 앉으라고 하는 듯했다.
괜히 그가 또 엄살을 부릴까 가까이 가고 싶지 않은 민서희는 어쩔 수 없이 침대 옆으로 가서 앉았지만 거리는 멀리 떨어져 있었다.
“말해요. 뭔데요.”
박지환이 답했다.
“주의력 전환이라고 알아? 아픔을 잊을 만큼 주의를 기울일 이야기를 해 주는 거야.”
“이야기요?”
민서희는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서예가 잠꾸러기를 부릴 때 동화책을 읽어줘야만 곤히 잠들 수 있는 바람에 민서희는 동화 이야기를 꽤나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박지환은 이미 30대로 성공한 사업가이다.
그렇다고 아기를 달래는 것처럼 동화 이야기를 들려줄 수는 없는 거 아닌가?
“이야기 같은 거 없어요.”
생각을 정리하고 난 민서희는 차분하게 답했다.
“소설가도 아니고 주의를 기울일 만한 이야깃거리도 지니고 있지 않아요.”
박지환은 무표정한 얼굴로 말을 건넸다.
“너의 인생이 소설 자체 아니야? 나한테... 독일에서 있었던 일들을 얘기해 줘도 돼.”
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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