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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4장 곧 죽을 목숨이야

“듣던 중 반가운 소리네.” 호진은은 눈을 가늘게 뜨며 말을 이었다. “우울증으로 정신이 휙 돌아버리면 차라리 더 기분이 홀가분하겠네.” 방라미는 헛웃음을 지었다. “호진은 씨, 저 여자가 뭐라고 신경을 써요? 저 민서희는 사사선건 호진은 씨하고 비교도 안 되는데 당연히 호진은 씨가 최종 승자죠.” “그래?” 호진은은 손바닥을 꽉 움켜쥐었다. 박지환은 최면으로 인해 그녀의 곁에 남겨진 거고 박지환의 유일한 혈육은 민서희의 아이였다. 그녀는 모든 걸 손에 넣은 듯하지만 모든 게 유리마냥 손을 떼기만 하면 사분오열이 될 것만 같았다. 그러니 그녀는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민서희는 죽어야만 한다! “내가 먹이라는 약은 민서희한테 먹이고 있는 거야?” 방라미는 고개를 끄덕거렸고 호진은은 득의만면하게 입꼬리를 잡아당겼다. “삼 일만 더 복용하게 해. 박지환과 함께 신혼여행을 떠나게 되면 민서희는 쥐도 새도 모르게 지하실에서 생을 마감하게 될 거야. 그 누구도 사인을 찾아내지 못할 거요.” “백인언이 책임을 따진다고 해도 너한테는 불똥이 튀지 않아.” “그리고 백인언이 원하는 것도 기껏해야 민서희의 지문이니까 민서희가 죽게 되면 어차피 사람도 죽은 마당에 손모가지를 떼어내서 지문을 해제하면 돼.” ... 몸을 웅크리고 있는 민서희는 얼마나 그러고 있었는지 자신조차 모르고 있었다. 머릿속에는 방라미의 말들이 맴돌았다. 아기가 얼마나 호진은을 잘 따르고 또 박지환과 호진은의 사이가 얼마나 돈독한지도 말이다. 우습기만 하다. 그 모든 게 그녀의 인생이었는데 최면 하나로 한 여자한테 홀랑 빼앗겼으니 말이다. 생각하면 할수록 가슴이 촘촘히 아파오기 시작한 민서희는 가슴을 움켜쥐고 있는데도 그 통증이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마지못해 온몸을 감싸고 있었더니 이상하게도 언제 아팠냐는 듯 통증이 멎어버렸다. 몸이 점점 이상해져간다. 그러나 민서희는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다. 또 며칠이 흘러 창고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들어온 사람은 방라미가 아니었다. 호진은은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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