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02장 양수가 터지다
이튿날 새벽부터 밖은 떠들썩하기 시작했다.
박지환은 단정한 모습으로 호진은을 데리고 결혼식에 참석했다.
이번 결혼식은 생중계로 진행된다.
방라미는 일부러 그러는 건지 창고 문을 활짝 열어놓고 텔레비전 소리를 크게 트는 바람에 지하실에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
화면 속에서 축복을 듣고 있는 박지환과 호진은의 소리에 민서희는 몸을 웅크렸고 잠시 후 이상한 기운이 느껴졌다.
그녀는 이부자리를 만지자 얼굴이 창백해졌다.
양수가 터졌다.
그녀는 부들부들 떨며 문쪽으로 걸어갔고 배가 심하게 아픈 탓에 언제 양수가 터졌는지조차 알 수가 없었다.
“방라미 씨! 방라미 씨!”
난간을 잡고 있는 손은 통증 때문에 많이 조여 있었다.
“방라미 씨!”
텔레비전이 크게 울려 민서희의 목소리가 안 들리는 건지 못 들은 척을 하는 건지 방라미는 다리를 꼬고 해바라기씨를 깨물고 있었다.
통증으로 숨이 쉬어지지 않는 민서희는 통증이 온몸을 휩쓸어 칼날에 베이는 기분이었다.
모든 살들이 샅샅이 벗겨져 쥐뜯기는 느낌 말이다.
그녀는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았고 차가운 마룻바닥으로 인해 자신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
그때 귓가에는 텔레비전 소리가 더욱 커졌다.
하객의 축복, 행인들의 축복, 기자가 생생하게 묘사하는 결혼식의 중요성까지 말이다.
장소는 민서희가 추구하던 바닷가였다.
“으악!”
비명을 지르고 땅바닥에 쓰러진 민서희는 다리를 구부린 채 눈물을 펑펑 쏟아내고 있었고 그 통증은 외부의 그 어떤 소리에도 한눈을 팔 수 없을 정도였다.
얼마나 지났을까 북적북적하던 소리는 이내 결혼진행곡으로 바뀌었다.
눈물을 펑펑 흘리고 있는 민서희는 지하실에 울려 퍼지는 피아노곡과 축복의 박수갈채에다 목사의 물음을 그대로 듣고 있었다.
“호진은 씨, 평생 박지환 씨를 남편으로 여기며 사랑할 것인가요?”
“네.”
“...”
“박지환 씨, 호진은 씨를 아내로 받아들이고 평생 사랑할 것인가요?”
곧이어 민서희는 갈기갈기 찢기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박지환의 확신에 찬 말투를 들을 수 있었다.
그가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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