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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장 단둘이 방에 계세요

민서희는 눈시울을 붉히며 입술을 깨물었다. “나는 그런 적이...” “너 때문에 서아가 방에서 문을 잠그고 밥 한 술도 안 먹고 있대. 근데 너는 여전히 부정할 셈이야?” 헛웃음밖에 나오지 않는 박지환은 싸늘한 눈빛으로 말을 이었다. “그래, 좋아. 이민준을 돌아오게 해 달랬지. 윤서아가 너를 용서해 주면 어디 한 번 고려해 보지.” 윤서아의 용서를 받으라고? 그가 나한테 안랑을 죽인 범인한테 용서를 받으라고 하다니? 민서희는 마음이 너무 아팠다. 문제는 윤서아가 가까스로 민서희를 농락할 기회를 잡았는데 쉽게 놓아줄 리가 없으니 말이다. 박지환은 썩소를 지었다. “어때? 아직도 너의 이민준이 돌아오길 바래?” 그는 너의 이민준이라는 말로 비아냥거렸다. 만신창이가 된 가슴은 여전히 고통스러움을 느끼고 있으나 다 부질없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어차피 죽는 것도 한순간인데 학대가 뭔 대수라고... 민서희는 씁쓸해졌다. “좋아요. 제가 윤서아의 용서만 받으면 그 약속 지키셔야 해요.” 갑자기 폭발적으로 열불이 난 박지환은 성큼성큼 계단을 내려와 문 앞에 있던 상호에게 지시를 내렸다. “다섯 시에 서아 별장으로 데려다줘. 서아의 용서가 없이는 한 발짝도 못 움직이게 해.” 상호는 이토록 화를 내는 박지환을 본 적이 없었다. 평소에는 화가 나던 안 나던 침묵으로 일관했었는데 오늘처럼 불같이 화를 내는 박지환의 모습에 민서희라는 존재에 더욱 의심이 갈 수밖에 없었다. 대체 박지환한테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인물인 걸까... 윤서아마저도 박지환에게 이러한 큰 영향을 주지 못했을 텐데 말이다. 다섯 시라고 말은 했으나 사실상 10분밖에 어긋나지 않았다. 상호는 민서희를 부축해 차에 태우고 나서 운전석에 착석했다. “대표님은 대체 왜 저더러 민서희 씨를 데려다주라고 하는 건지. 어차피 대표님도 가실 건데 그냥 같이 가면 될 건데. 안 그래요?” 멍하니 듣고 있던 민서희는 허탈함만이 남은 듯했다. 박지환은 단 십 분이라도 그녀와 같은 차에 머무르는 게 그토록 싫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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