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61장 암시
“넌 입도 없어? 치근덕거리며 말을 걸어오면 거절할 줄도 몰라?”
무작정 화를 내는 박지환의 모습에 민서희는 헛웃음이 나왔다.
“옆에 있지도 않았으면서 내가 거절했는지 안 했는지 당신이 어떻게 알아요? 굳이 막 미친놈이라고 하며 소리를 질러야 명확한 거절인 거예요?”
그녀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화를 억눌렀다.
“정말 그랬으면 내가 당신의 얼굴에 먹칠을 한다고 수치스럽게 생각했을 거잖아요!”
박지환은 이마를 찌푸렸다.
“나는 고작 한마디를 했는데 너는 몇 마디로 반박하네.”
민서희는 이를 악물었다.
“당신은 왜 다른 여자를 거절하지 않냐면서 내가 당신을 모욕했으면 당신 같으면 기분 좋겠어요?”
눈빛이 금세 어두워진 박지환은 고개를 돌렸다.
그가 끝까지 말다툼을 하지 않고 입을 다물자 민서희는 이상한 표정으로 박지환을 쳐다보았다.
“박지환 씨, 설마... 질투해요?”
박지환은 차갑게 그녀를 힐끗 쳐다보곤 답했다.
“꿈이 너무 막 나가네.”
스스로도 생각이 많은 건 아닌지 의아하긴 하지만 박지환의 행동도 참으로 미묘했다.
“질투하는 게 아니면 왜 다른 사람이 나한테 말을 걸어오는 거에 이렇게 신경을 쓰고 있는 거예요. 거절을 하던 말던 그건 내 선택인데 당신이 참견할 바는 아니잖아요?”
고개를 치켜든 박지환은 극장의 불빛 아래 턱선이 더욱 날카롭고 낯빛은 냉담했다.
“너는 홀몸이 아니라 아기의 엄마라서 그래. 게다가 나하고 같이 살고 있잖아. 나는 나중에 낳을 아기의 엄마가 남자들이 꼬이는 그런 사람인 게 싫어.”
민서희는 그가 고집을 부린다고 느꼈다.
“내가 남자들이 꼬여도 어차피 아기는 나하고 같이 살지도 못할 건데 아기의 앞날이랑도 별 상관이 없잖아요?”
박지환은 이내 눈빛이 흐려졌고 민서희가 대뜸 물었다.
“처음부터 나하고 오늘 연극을 보려고 계획했던 거죠?”
박지환은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고 민서희가 답했다.
“누구 탓도 하지 말고 맞는지 아닌지만 알려줘요.”
“맞아.”
민서희는 호흡이 흐트러졌다.
어쩐지 왕씨 아주머니가 입장표를 건넬 때 곧바로 승낙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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