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32장 나를 버리지 마
“처음부터 끝까지 인사불성이었고 30분 전에 깨어나고서야 나도 이 사실이 실검에 올랐다는 걸 알게 된 거야.”
“나하고 호진은이 단둘이 있은 적도 없고 만일 내가 호진은하고 무슨 일이 있었다면 다른 비서가 현장에 있었을 리도 없잖아?”
박지환의 설명은 매우 정중했다.
민서희는 들을수록 넋이 나가 있었다.
박지환은 한 발짝 물러서서 몸을 돌려 발걸음을 옮기기 전에 말을 건넸다.
“서희야, 내가 이 일을 잘 해결하고 올 테니까 나를 버리지 말아줘.”
박지환은 급하게 왔다가 급하게 자리를 비웠다.
민서희는 박지환의 말들이 머릿속에 맴돌고 있었다.
이 일을 잘 해결하고 올 테니까 나를 버리지 말아줘...
그녀는 그 말속에서 한 줄기 황량함이 느껴졌다.
민서희는 숨을 몰아쉬었으나 가슴은 솜을 쑤셔 넣은 듯 먹먹하기 짝이 없었다.
박지환은 운전하여 가장 가까운 가게로 달려갔다.
벌써 도착해 있는 호진은은 이민준과 이야기를 나누다 박지환을 보다 즉시 맞이했다.
“대표님.”
박지환의 얼굴빛이 얼어붙은 걸 본 그녀는 분명 민서희한테서 문전박대를 당했다는 걸 알아차렸다.
어느 여자가 자기 임신한 기간동안 남편이 밤새 집에 들어오지 않은 것도 모자라 다른 여자랑 호텔에 갔다는 걸 알고 화를 내지 않겠는가...
그녀는 기쁨을 억누르며 물었다.
“대표님, 안색이 왜 이래요? 혹시 민서희 씨가 안 믿는 거예요? 제가 시간 될 때 오늘 일에 대해 직접 가서 해명할까요?”
박지환은 그녀를 쳐다보며 말투는 차가웠다.
“이건 우리 둘 사이 일이니까 우리끼리 알아서 해결할게요. 호진은 씨 도움은 필요 없어요.”
그는 곧장 테이블로 갔다.
“감시카메라 가져왔어?”
이민준이 답했다.
“공교롭게도 어제가 저번 달 마지막 날이라 자동 삭제되는 바람에 내부 영상이 모두 사라졌어요.”
“없다고?”
박지환은 눈을 감고 숨을 고르게 쉬었다.
“그 호텔 입구 영상은? 그걸로 세 사람이 같이 호텔로 들어갔다는 걸 증명하면 되잖아.”
그 점도 생각해 두었던 이민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지금 가지러 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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