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화 더는 참지 않아
화장실 입구로 오자 서아린이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숙모, 얼른 들어가세요. 전 여기서 기다릴게요.”
서아린의 말에 임다인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며 물었다.
“안 들어가요?”
서아린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네, 전 조금 전에 다녀와서 괜찮아요.”
“그래요.”
임다인은 화장실로 들어갔다. 평화롭게 볼일을 보고 칸막이에서 나오자 익숙한 두 형체와 마주치게 되었다. 그 두 사람은 송윤지와 엄민주였고 임다인이 평생 잊을 수 없는 사람들이기도 했다.
고등학생 시절 그 두 사람은 임마리와 조수아의 따까리로 유명했고 그 두 사람과 함께 그녀를 괴롭혔었다.
송윤지와 엄민주도 임다인을 알아보곤 서로 눈빛을 주고받더니 이내 알 수 없는 텔레파시를 보냈다.
조용히 지나치고 싶었던 임다인은 두 사람을 못 본 척하며 무표정한 얼굴로 손을 씻었다. 그러나 송윤지와 엄민주는 그녀와 생각이 달랐다.
팔짱을 끼며 건방진 모습으로 조용히 다가가 그녀를 둘러싸더니 입을 열었다.
“어머, 이게 누구야? 임다인이잖아?”
송윤지는 일부러 놀라운 척 연기했다.
“오랜만이네. 근데 꽤 잘살고 있나 보다?”
엄민주도 픽 소리를 내며 임다인을 비웃었다.
“그것도 전부 돈 많은 남자를 만나서 그런 게 아니겠어? 그렇지 않으면 그 임다인이 이렇게 잘살고 있을 리가 없잖아.”
송윤지는 손가락을 들더니 임다인의 어깨를 밀쳤다.
“다인아, 네가 스폰받는 남자 말이야. 나이도 많고 못생긴 사람 아니야?”
“하하하...”
말을 마치자마자 그들은 이내 큰 소리를 내어 웃어버렸다.
그러나 임다인은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이었다. 젖은 손을 털며 휴지를 뽑아 태연하게 손을 닦았다.
자신의 말을 무시하고 있는 모습에 송윤지와 엄민주는 순간 화가 치밀어 얼굴을 구겼다.
“야, 내가 말하고 있잖아. 귀먹었어? 아니면 벙어리라도 된 거야?”
엄민주는 어느새 높아진 목소리로 임다인에게 시비를 걸었다. 옆에 있던 송윤지도 코웃음을 치며 합류했다.
“참나, 역시 돈 많은 남자한테 스폰받고 있으니 우리랑 급이 다르다고 생각하나 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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