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화 선을 넘지 않을 거니까
다음 날, 아침.
눈을 뜨자마자 임다인은 또다시 자신이 서태윤의 품에 안겨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혹시 어젯밤에도 몽유병이 발작했던 건가?’
아직 새로운 환경에 완전히 적응하지 못해서 꿈을 꾸며 걸어 다니는 빈도가 늘어난 걸지도 모른다.
이러다간 계속 서태윤을 귀찮게 만들 테니 그녀는 빨리 적응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천천히 고개를 들자 시선이 그의 선명한 이목구비를 따라갔다.
정교하게 조각된 듯 완벽한 얼굴, 너무나도 잘생겨서 도저히 눈을 뗄 수 없었다.
무의식적으로 가느다란 손가락을 들어 그녀는 아직 잠들어 있는 그를 따라 그려보듯 살며시 움직였다.
‘정말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수 없다니까.’
임다인의 손끝이 서태윤의 눈썹을 스칠 듯 가까워진 순간, 어젯밤 스스로에게 했던 다짐이 다시 귓가에 울렸다.
그러자 손이 허공에서 멈춰 섰다.
그와의 거리는 불과 몇 밀리미터, 하지만 그 거리는 마치 넘을 수 없는 천 리 길처럼 멀게만 느껴졌다.
이내 정신을 차리고 황급히 손을 거두려는 순간 툭 하고 따뜻한 손이 그녀의 손목을 감싸 쥐었다.
서태윤이 천천히 눈을 뜨며 낮고 거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하고 싶은 게 있으면 과감히 해. 몰래 하지 말고.”
깜짝 놀란 임다인은 얼굴이 붉어졌고 목소리도 다소 어색하게 떨렸다.
“아... 아무것도 안 하려고 했어요. 그냥... 일어나려고 했을 뿐이에요.”
그녀는 얼른 손을 빼내고는 재빠르게 몸을 일으켜 서태윤과 일정한 거리를 벌렸다.
“걱정 마세요. 항상 우리 관계를 명심할 거고 절대 선을 넘지 않을 거니까.”
서태윤은 가볍게 눈썹을 치켜올리더니 그윽한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우리 관계? 네가 생각하는 우리가 어떤 관계인데?”
“계약 부부죠. 각자 필요한 걸 얻기 위한 관계.”
임다인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단호하게 대답했다.
그러자 서태윤의 표정이 미묘하게 어두워졌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손은 주먹이 쥐어졌고 불편함이 내면을 채웠다.
‘대체 왜지?’
그녀의 말이 이상하게 거슬렸다.
불쾌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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