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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정식 동거

웨일 캐슬. 서태윤은 임다인을 감싸 안고 천천히 저택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장희숙이 가정부들을 대동한 채 거실에서 맞이하며 인사했다. “도련님.” 서태윤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간결하게 소개했다. “이분이 제 아내예요. 앞으로 이 집의 여주인이 될 거예요.” 뜻밖의 소개에 장희숙은 잠시 놀란 듯했지만 이내 표정을 정리하고 공손하게 맞이했다. “사모님, 반갑습니다.” 임다인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장희숙은 이 집의 가정부이자 할머니께서 내 곁에 둔 눈이랑 같은 분이셔.” 뒷말은 서태윤이 임다인의 귀에만 들릴 정도로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임다인은 그 말을 듣자마자 단번에 이해했다. 곧이어 서태윤이 장희숙에게 지시했다. “아주머니, 제 아내 짐을 안방으로 옮겨주세요.” “알겠습니다, 도련님.” 장희숙은 즉시 가정부 한 명을 불러 임다인의 작은 캐리어를 위층으로 옮기게 했다. 서태윤은 손목시계를 확인한 뒤,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난 아직 할 일이 있어. 아주머니가 이 집을 둘러볼 수 있도록 도와줄 거야. 오후에 옷과 액세서리가 올 텐데 마음에 드는 건 남기고 아닌 건 돌려보내.” “알겠어요.” 남자는 고개를 숙여 임다인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다정하면서도 묘하게 은밀한 행동이었다. 임다인은 순간적으로 멈칫했지만 곧 깨달았다. 그가 장희숙에게 보여주기 위해 연기하고 있다는 걸. 하여 그녀도 서태윤에 맞춰 자연스럽게 미소 지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일 보러 가요. 저녁에 같이 식사해요.” 서태윤은 그녀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으며 옅게 미소를 짓고는 장희숙에게 말했다. “사모님 잘 모셔요.” “알겠습니다, 도련님.” 그렇게 서태윤은 저택을 떠났다. 임다인은 그가 사라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한편, 장희숙은 옆에서 조용히 임다인을 살피고 있었다. 잠시 후 그녀는 공손하면서도 다정한 말투로 말했다. “사모님, 우선 안방부터 안내해 드릴까요?” 임다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신경 써줘서 고마워요.” “별말씀을요.” 뒤이어 임다인은 장희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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