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5화
안시연은 눈을 가늘게 접으며 투덜댔다. 박성준이 일부러 성이진의 자리로 그녀가 중강당으로 견학하러 가지 못하게 막는 것이 분명했다.
“그럼 이유를 말해줘요.”
그녀의 목소리가 점차 침착해지고 자신의 처지를 깨달았다. 요즘의 그녀는 너무도 막무가내였다. 박성준이 얼마나 잔혹한 사람인지 잊고 있었고 자신이 박성준과 계약 결혼했다는 것도 잊고 있었다. 박성준은 그저 생리적 반응으로 그녀에게 뽀뽀하고 키스하고 안고 잘 뿐인데 멍청하게 그것을 진심으로 받아들일 리가 없지 않은가.
그녀와 박성준의 관계는 오로지 아이 때문에, 결혼 계약 때문에 가까워진 것이다. 침착해진 안시연의 눈빛을 보고도 박성준은 똑같은 말만 내뱉었다.
“이유는 없어. 내가 안 된다면 안 되는 거야.”
“일정은 제가 이진 씨한테 말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어요. 대표님한테 서프라이즈 해주고 싶다고 했거든요. 그래서 알려드리지 않은 거니까 이진 씨 잘못은 없어요.”
그녀가 중강당으로 가는 일에 관해서는 계속 상의를 할 수 있었지만 자신 때문에 성이진이 책임을 떠안고 해고되는 것은 원치 않았다. 박성준은 고개를 쳐들며 거만하게 대답했다.
“그래.”
“우리 계약에서 제가 견학 가지 못한다는 조항은 없었잖아요.”
안시연은 어떻게든 이 기회를 붙잡고 싶었다. 준비한 기간도 길었고 면접도 통과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이대로 포기하라니 그녀는 절대 할 수 없었다.
결국 그녀는 계약서를 들먹이며 박성준을 설득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녀를 안고 있던 박성준은 원래 침대로 데려가 잘 생각이었다. 그녀가 깔끔하게 포기하리라 생각했지만 계약 조항까지 들먹일 줄은 몰랐다. 사실 그는 자신의 아내가 매일 다른 남자와 시시덕 웃으며 즐겁게 대화를 나누는 꼴을 절대 볼 수 없었다. 그는 그렇게까지 아량이 넓은 남자가 아니었다.
“계약서에서...”
박성준은 그녀를 침대에 앉히고는 그녀의 턱을 들어 올려 억지로 자신과 눈을 맞추게 했다.
“부부의 의무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적혀 있지.”
안시연은 당황한 눈빛으로 그를 보고 있었다. 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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