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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 서약피의 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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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장

김소연은 그 자리에 서 이 말을 의미를 되새겼다. ‘저들 모녀가 날 끝까지 몰아붙인대도 난 김은지를 다치게 하면 안 된다는 건가?’ 그녀는 고개를 들어 허정우를 바라봤다. 매섭게 변해버린 얼굴과 함께 마음속에서는 차가운 분노가 서늘하게 흐르고 있었다. 곧 그녀는 비웃듯 말했다. “허정우, 병원의 재건 기술이 너한테는 참 만족스러웠나 보네.” “무슨 뜻이야?” 허정우가 찡그린 얼굴로 되물었지만 그 순간 김은지가 나섰다. 그녀는 김소연을 냉혹하게 한 번 노려본 뒤 바로 화제를 돌렸다. “언니, 오늘도 산수화 낙찰받으러 온 거야? 안 그래도 경제적으로 힘든데 요즘 사귄 남친이 또 건달이라면서? 내가 좀 도와줄까?” 그러자 김소연을 바라보는 허정우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주변에서 낮은 탄성이 들려왔다. “뭐라고? 김소연이 양아치랑 사귄다고?” 김은지는 순진한 척 변명했다. “다들 그렇게 말하지 마요. 언니도 잠시 실수했을 수 있잖아요.” “세상에, 양아치랑 사귀다니. 자기 인생을 스스로 망치고 있군. 김씨 가문의 얼굴에 먹칠한 거지.” “근데 예슬이 네가 말했잖아, 얼마 전 백화점에서 언니가 명품을 잔뜩 샀다고. 혹시 그 남친이라는 사람 돈 많은 거 아니야? 언니, 새로운 남자친구 생겼으니 소개 좀 해줘 봐.” 김은지는 은근히 도발하며 말했다. “양아치 같은 남자를 뭘 보겠다고. 이런 몰골로 와서 몇억짜리 그림을 산다니... 시작 가격도 감당 못 하는 거 아니야, 김소연?” 노예슬도 대놓고 비웃으며 김은지와 함께 한마디씩 주고받았다. 그러자 재벌가 여성들은 모두 비아냥 섞인 시선으로 김소연을 쳐다봤다. 그때 조명이 어두워지며 경매장이 조용해졌고 경매가 시작되었다. 첫 번째 작품은 조선 시대의 산수화로, 시작가는 2억이었다. “4억!” 허정우가 첫 입찰을 하며 금액을 단숨에 두 배로 불렀다. 경매장이 술렁였고 사람들 사이에서 감탄이 터져 나왔다. “허정우 정말 통이 크네! 김은지 한 번 웃게 하려고 금액을 바로 올리다니!” 김은지는 속으로 은근히 만족하며 미소를 지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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