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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장

그러나 이지아는 조은성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고 명함을 건네받아 가방에 아무렇게나 집어넣었다. 한편으로 조규리는 방금 육승만를 대할 때 조심스러워하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이지아의 오만방자한 태도에 더욱 질투와 증오가 교차했다. 이지아 이 쓰레기가 무슨 자격으로 육승만 같은 거물 앞에서 허세를 부릴 수 있겠는가 말이다. 그녀는 가장 천하고 악취가 나는 쥐다. 영원히 천하게 하수구에서 살며 평생 머리를 들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지금 사실은 이지아가 비천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양호민과 육승만이 그녀의 환심을 사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그들은 두 사람에게 아부하고 싶었지만 두 사람을 전혀 상대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이건 불공평해! 너무 불공평해!’ 그녀는 이 사실을 전혀 받아들일 수 없었다. 마음속에는 달갑지 않은 감정과 원한이 번지면서 이지아에 대한 증오가 더욱 깊어졌다. 조은성은 주먹을 불끈 쥐었는데 너무 힘을 줘서 뼈가 하얗게 질릴 정도였다. 달갑지 않은 감정으로 그의 숨결이 거칠어졌을 때 육승만이 문득 그에게 고개를 돌렸다. “은성 씨, 왜 진작에 이지아 씨와 친척이라고 말하지 않았어?” 조은성은 조금 어리둥절했다. 육승만의 이 말은 마치 그를 탓하는 말처럼 들렸지만 그는 그 말 속에 다른 뜻이 있음을 분명히 느꼈다. 조은성은 잠시 생각해 보다가 마음속에 희망이 생긴 듯 눈빛을 반짝였다. 하지만 그가 입을 열기도 전에 이지아가 먼저 입을 열었다. “친척이 아니에요. 친하지도 않고요.” 말을 하며 이지아는 이미 마지막 남은 디저트를 입에 넣더니 냅킨으로 입가를 닦고 일어나 육승만를 바라보았다. “전화 기다리세요.” 말을 마친 그녀는 조은성 등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고 곧장 방을 나갔다. 육승만는 공손히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이지아 씨, 조심히 가세요.” 동시에 그는 이지아 씨의 말투에서 조은성 등에 대한 태도를 알아챘다. 이지아가 떠난 후, 그는 조은성의 호의를 무시한 채 이지아의 뒤를 따라 떠났다. 조은성은 난처한 표정으로 룸 앞에 서서 육승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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