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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장

“넌 머리가 나빠? 먹는 것밖에 몰라?” 조은성도 시큰둥해서 맞장구쳤다. “양 대표님을 믿고 위세를 부릴 생각을 하지 마. 양 대표님은 신분이 복잡하고 또 여러 세력과 연루되어 있어. 언젠가 사고가 생기면 넌 이득을 보기는커녕 목숨도 지키지 못할 거야.” 조규리의 외삼촌도 고개를 끄덕이며 쌀쌀한 어투로 이지아를 훈계했다. “그럼! 예전과 달리 이젠 법을 따지는 사회가 됐으니 그런 사람들과 어울리면 아무런 이득이 없어.” “강현시에서 잘 살려면 은성이처럼 출근하며 착실하게 살아야 해...” 이 말을 들은 조은성의 안색이 누그러들더니 의기양양한 눈빛으로 이지아를 바라보았다. “촌뜨기, 넌 아무것도 몰라.” 방금 양송 그룹과 계약을 한 이석진은 조씨 가문 사람들의 말에 기분이 언짢아졌다. 하지만 양호민을 등에 업은 것처럼 우쭐대는 이지아가 싫었던 그는 반박하지 않았다. 이 상황을 지켜보던 이지율도 맞장구를 쳤다. “며칠 지나지 않으면 퇴학할 건데 미리 무엇을 하겠는지 생각해봐. 매일 빈둥거리기만 하면 이씨 가문에 먹칠만 할 뿐이니 할머니가 나중에 너를 내쫓는다고 해도 우리는 사정해줄 수 없어.” 방금 양호민이 떠날 때 문을 닫지 않았다. 이지율의 말이 끝날 무렵 조은성은 갑자기 복도에 익숙한 사람이 나타난 것을 보았다. 앞에선 중년 남자를 본 그는 흥분하여 일어서더니 재빨리 앞으로 다가갔다. “육 대표님, 이런 우연도 있을 수 있네요!” 이 말을 들은 이지아도 고개를 돌려 문 앞을 바라보았는데 어제 오연주와 말을 걸던 중년 남자, 육승만이였다. 오늘 육승만은 정성껏 차려입었으나 아무리 고급스러운 양복을 입었다고 해도 느끼함을 감추지 못한 데다가 팔에 깁스까지 하고 있어 더욱 우스꽝스러웠다. 눈살을 찌푸리던 이지아가 재빨리 시선을 돌렸지만 조은성은 더욱 공손한 어투로 말했다. “여기서 육 대표님을 만나게 될 줄 생각지도 못했어요. 저를 발탁해 주셔서 고마워요. 제가 오늘 음식을 대접해도 될까요?” 룸 안의 친척들은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조은성을 지켜보다가 칭찬하는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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