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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장

곧 김정호는 사람들을 데리고 골목으로 들어섰다. 그는 앞쪽 멀지 않은 곳에 몇 사람이 너저분하게 쓰러져 있는 것을 보고 걸음을 재촉했다. 이때 양은혜는 다친 다리를 감싸며 이지아에게 소리지르고 있었다. “못난이! 너 싸움 좀 한다고 거들먹거리지 마. 내 외삼촌은 태성 그룹의 보안팀장이야. 태성 그룹 알아? 외삼촌이 아무렇게나 손가락을 움직이기만 하면 파리 한 마리 잡듯 너를 손쉽게 죽일 수 있어! ” 문득 앞쪽에서 발소리가 들리자 양은혜는 이내 고개를 들고 소리가 들리는 쪽을 바라보았다. 소리를 듣고 달려온 김정호를 본 그녀는 눈을 반짝이며 얼른 입을 열었다. “외삼촌!” “은혜?” 김정호는 얼떨떨해졌다. “네가 왜 여기 있어?” “외삼촌, 누가 괴롭혔어요. 내 다리도 부러뜨렸어요.” 그를 본 양은혜가 황급히 말했다. “이 뚱뚱하고 못생긴 년이 그랬어요. 삼촌이 저 대신 화풀이를 해줘요.” 김정호는 그 말을 듣고 이지아를 훑어보다가 문득 장현수가 묘사한 그 여학생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어 물었다. “네 이름이 이지아지?” “너도 나를 찾으러 왔어?” 이지아는 그 말을 듣고 가볍게 웃었다. “잘됐네. 한꺼번에 해결해야지.” 양은혜로부터 김정호가 태성 그룹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 그녀는 김정호도 자신을 찾아왔음을 짐작했다. 장현수의 성격대로라면 그가 보낸 사람도 지금쯤 도착할 것이니 말이다. “큰소리치긴.” 김정호는 이지아를 안중에 두지 않았다. “내가 오늘 제대로 가르쳐 주지. 사람이 이렇게 건방지게 굴면 안 된다는 걸 알게 해주마.” 그러자 양은혜는 기뻐하며 소리쳤다. “외삼촌, 다리를 부러뜨려 평생 휠체어를 타게 해줘요.” “이지아...” 고진혁은 김정호 뒤에 서 있는 십여 명의 몸집이 큰 경호원들을 보며 걱정이 앞섰다. 이지아가 아무리 싸움을 잘한다고 열 몇 명의 전문 경호원을 단숨에 상대할 수는 없으리라 생각했다. “괜찮아.” 이지아는 여전히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이따가 싸울 때 네가 먼저 옆으로 비켜주면 돼.” 고진혁은 경호원들을 이길 수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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