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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장

설은빈은 비어 있는 자리를 보고 자기도 모르게 입꼬리를 들어 올렸다. 그녀의 기분은 무척 좋아 보였다. 그녀가 보기엔 소정안은 아직 산에 갇혀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영어 말하기 대회가 끝난 후, 소정안을 풀어줄 생각이었다. 그때 되면 결과는 이미 나왔을 거고 소정안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고 방법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설은빈은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 소정안 말고 또 한 사람이 교실에 나타나지 않았다는 걸. “솔직하게 말하면 내가 너한테 기회를 줄 수도 있어.” 한미연은 집에서 나오자마자, 여기로 잡혀 왔다. 그녀는 여기서 소정안을 만나게 될 줄 꿈에도 생각 못 했다. 소정안의 목소리를 그저 덤덤했지만, 한미연은 너무나도 두려웠다. 그녀는 너무 놀라서 순간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자 소정안이 음침해진 얼굴로 한미연을 쳐다보았다. “왜? 많이 놀랐어?” 한미연은 고개를 끄덕이다가, 또 고개를 저었다. 결국 너무 놀라서 바로 무릎을 꿇고 말았다.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설은빈의 말을 듣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리고 한미연은 모든 일을 빠짐없이 말했다. “설은빈이 그랬어. 그냥 널 가두는 거라고. 아무 일도 없을 거라고. 그냥 널 혼내주고 싶어서 그런 거래. 그래서 이틀이 지나면 널 놔주겠다고 했단 말이야. 내가 돈에 눈이 멀어서 그랬어. 난 설은빈이 시킨 대로 한 거야. 제발, 우리가 같은 반이란 걸 봐서, 나 한 번만 놔줘.” 한미연은 거의 울먹거리며 이 말을 했다. 만약 소정안이 이렇게 대단한 사람인 걸 알았다면, 죽는 한이 있어도 절대로 설은빈을 도와주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시키는 대로 하면 없던 일로 해줄게.” 한미연은 마치 최후의 희망이라도 본 것처럼 얼른 그녀에게 물었다. “무슨 일? 날 한 번만 봐준다면, 어떤 일도 다 할게.” 소정안이 한미연 귓가에 대고 뭔가 속삭였다. 오후, 한미연은 평소처럼 학교에 갔다. 교실에 들어가자마자, 그녀는 설은빈에게 그 팔찌를 돌려주었다. “설은빈, 이 팔찌 얼마 되지도 않던데? 너 나 가지고 장난하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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