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장

소정안은 하천우의 빠른 생각 전환에 아주 만족스러운 듯 휴대폰을 끄고 계속 문제를 풀어나갔다. 점차 그녀는 난제를 풀어나가는 일이 아주 재미있다는 느낌이 들었고 점점 더 깊이 문제에 빠져들었다. 같은 시각, 거절당한 남시운은 기분이 극도로 불쾌했다. 비서는 조심스럽게 그에게 보고를 올렸다. “사장님, 상대가 거절했습니다.” 남시운은 움직임을 멈추고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그는 지난번 경주장에서의 그녀의 훤칠한 몸매와 카리스마 넘치는 자태가 잊혀지지 않았다. 그동안 그는 줄곧 그 여자를 찾고 있었다. 하지만 여자는 마치 증발이라도 한 듯 남시운은 이 여자에 대해 아무런 흔적도 찾을 수 없었다. 심지어 거금을 주고 친선경기를 하려고 해도 상대는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이상하게도 오히려 이런 모습에 남시운의 관심은 점점 더 커졌다. “사례금을 100억까지 올려서라도 그 여자 반드시 찾으세요.” “네, 사장님.” 비서는 이마의 식은땀을 닦으며 조용히 물러났고 넓은 사무실에는 남시운 혼자만 덩그러니 남겨졌다. 그는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며 깊은 사색에 잠겼다. 한참 뒤, 그는 갑자기 서랍을 열어 CD 한 장을 꺼내더니 앞에 놓인 컴퓨터에 꽂았다. 모니터에는 레이싱 영상이 재생되었는데 이는 3년 전 프랑스 국제 자동차 경주에서 한국 선수 Su가 국제대회에서 우승한 장면이다. 그때부터 레이싱에 관심이 많았던 남시운은 Su에게 관심이 생겨 360도 회전 드리프트를 배우려고 했다. 그런데 웬일인지 국제대회 우승 후 그녀는 완전히 자취를 감춰버렸다. 남시운은 온갖 인맥을 동원해 그녀를 찾았지만 결국 아무런 행적도 찾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주 그녀가 나타났고 그는 그녀의 몸에서 Su의 그림자를 발견했다. 과연 그녀가 맞을까? 남시운의 깊은 눈동자에 의미심장한 빛이 스쳤다. 그는 시선을 모니터에 고정했고 영상 속 Su는 아주 멋진 360도 회전 드리프트를 선보이며 차를 안정적으로 세웠다. 이내 차 문이 열리고 그녀가 차에서 내렸다. 그녀의 입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