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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장

남시운이 들고 온 제비집을 보더니 식욕이 완전히 사라졌다. 노트북을 꺼내 전원을 켜고 자기의 계정을 로그인했는데, 남시운이 그녀에게 남긴 메일을 보았다. “이 자식, 꽤 호탕하네.” 소정안은 속으로 투덜거렸다. 하지만 언뜻 생각해 보니 남시운이 정말로 그녀에게 높은 사례금을 주고 번역을 부탁한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그녀가 충분히 잘 위장한다면 남시운은 자기를 알아보지 못할 것이다. 게다가 돈 버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어디 있겠는가. 이 점을 깨달은 소정안은 남시운에게 답장을 보냈다. “10억을 부릅니다. 가능하신다면 언제든지 출발 할 수 있습니다.” 남시운의 핸드폰의 알림창이 떴다. 그는 클릭하고 상대방의 메시지를 보더니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OK라고 답을 했다. 남시운의 호탕함은 말할 필요가 없다. 소정안도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하천우에게 전화를 했다. “천우야, 나한테 등록증이랑 여권 하나 만들어줘. 아무 이름으로 해도 상관없어, 비행기만 탈 수 있으면 돼.” 하천우는 듣자마자 흥미가 생겼다. “대장, 출국하려고?” “응, 이틀 뒤 출국해.” 하천우는 서둘러 말했다. “대장, 미국 여권 가지고 있지 않아? 뭘 또 그렇게 번거롭게 해.” 하천우의 말에 소정안은 자기가 미국 여권을 가지고 있는 것이 떠올렸다. 처음에는 남시운에게 자기의 신분이 들킬까 봐 걱정했지만, 그녀의 미국 여권에는 영어 이름이 쓰여 있어서 남씨 가문에서는 모르고 있었다. “그래, 그럼, 네가 날 대신 모래 아리아로 가는 비행기 티켓 끊어줘.” “알았어, 대장.” 전화를 끊고 소정안은 속으로 이번에 다시 남시운과 아리아로 가는데, 반드시 그와 거리를 두고 지난번과 같은 일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남시운에게 아리아로 가겠다고 약속한 후, 다음 날 아침 소정안은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뵈러 시골에 간다는 핑계로 선생님에게 휴가를 요청했다. 남씨 할아버지는 그녀가 시골로 간다는 말을 듣고, 서둘러 집에 있는 사람들에게 푸짐한 선물을 준비하라고 했다. “정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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