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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장

강주시 제일가는 미인이라는 타이틀 답게 청초함과 우아함을 동시에 겸비하고 있는 유아린은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가 아닌가 하는 환상에 사로잡히게 했고 서럽게 눈물을 뚝뚝 떨구는 지금의 처량한 모습은 더욱 사람을 안달나게 만들었다. 흑호는 당장에라도 유아린을 덮쳐 욕구를 해소하고 싶으면서도 어차피 손에 넣었으니 급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는지 욕망을 가까스로 억눌렀다. 허나 겨우 참아낸 흑호를 다시 급해나게 한건 나무늘보마냥 느릿느릿한 유아린의 행동이었다. 단추 하나 푸는데에만 1분을 할애하는 유아린의 모습에 인내심이 바닥난 흑호가 한달음에 앞으로 걸어갔다. 가장 거칠고 난폭한 방식으로 걸치고 있는 모든걸 벗겨버린뒤 그만하라고 애원할때까지 가지고 놀고 싶었던 흑호다. 유아린의 눈은 절망과 무기력함으로 가득 차있었고 지금이라도 누군가 와서 구해주길 바랬지만 그건 터무니없는 망상일 뿐이라는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한편 그 시각, 지천무는 제 코가 석자인데다 아예 이쪽 일이라곤 알고 있을리가 없엇다. 손을 뻗어 유아린의 옷깃을 잡아끌던 흑호가 별안간 눈이 휘둥그래지더니 그녀의 곧게 뻗은 가냘픈 목에 시선을 고정했다. 아니, 엄밀히 따지면 목이 아니라 그 목에 걸려있는 선홍색의 목걸이에 말이다. 이글거리는 맹수의 눈빛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두려움 가득한 눈에 이마에선 식은땀까지 흘리기 시작하던 흑호가 이내 털썩 유아린 앞에 무릎을 꿇으며 웨쳤다. “이 흑호가 드디어 사모님을 뵙습니다! 사모님, 목숨만이라도 부지할수 있게 해주십시오!” 목걸이를 본 흑호가 연신 고개를 조아리며 유아린 앞에서 덜덜 떨어보였다. 보통 사람들 눈엔 지극히 평범한 수정 목걸이일지 몰라도 흑호는 알았던거다. 이름하야 ‘천사의 눈물’이라 불리는, 혈홍색의 정석을 정교하게 깎아만든 그 목걸이는 값을 매길수도 없는 보물이라는걸 말이다. 흑호가 이렇게 겁에 질린 이유는 또 있었다, 바로 ‘천사의 눈물’이 일컫는 의미 때문. 지존의 신물이라고도 할수 있는 이 목걸이는 지존이 늘 부적처럼 걸고 다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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