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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장

“흑호 님! 그간 잘 지내셨습니까?” 조명휘가 흑호에게 달려가 허리를 굽신거리자 나홍미와 아들 조양호, 그리고 이상호 가족들까지 전부 경회의 눈빛으로 허리를 굽혔다. 흑호는 조양호와 이미소를 번갈아 보며 말했다. “쯧쯧쯧, 좋은 날에 저렇게 얻어터졌다니. 안쓰럽군.” “흑호 님, 제발 복수해 주십시오.” 조양호는 잔뜩 오바하며 말했다. “저놈이 얼마나 건방진지 아십니까? 흑호 님이 오신다는 말을 듣고 흑호 님은 쓰레기라 자기 상대가 전혀 되지 않는다고 큰소리를 뻥뻥 쳤습니다!” “건방지다!” 흑호는 잔뜩 화가 난 듯 살기 어린 표정으로 큰소리를 쳤고 주변 사람들은 간담이 서늘해졌다. 흑호가 화를 내면 그 대가는 아주 엄중하다. “저 새끼 정체가 뭐야?” 흑호는 비록 강주시 지하 황제지만 성격이 신중한 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아무리 지하 황제라고 해도 건드릴 수 없는 특별한 존재들이 있기 때문이다. “사기꾼입니다.” 이미소는 경멸에 가득 찬 표정으로 말했다. “어떤 새끼야? 당장 튀어나와!” 사기꾼이라는 말에 흑호는 거리낌 없이 소리를 질렀고 사람들은 감히 숨소리조차 제대로 낼 수 없었다. “흑호 님, 바로 저놈입니다.” 조양호는 지천무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러자 흑호는 두 눈을 가늘게 뜨더니 살기등등해서 지천무를 향해 걸어갔다. 하지만 지천무는 여전히 위험을 느끼지 못한 듯 그 자리에 앉아 술을 마셔댔다. 흑호가 입을 열기도 전에 조양호가 먼저 말했다. “지천무! 너 아까 아주 기고만장하더라? 흑호 님 앞에서도 어디 기고만장하게 굴어 보시지?” “짝!” 그러자 지천무는 바로 손을 휘둘러 조양호의 뺨을 또 후려쳤고 조양호는 잠시 넋을 잃고 멍한 표정을 지었다. 놀라운 상황에 사람들은 두 눈을 크게 뜨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의논하기 시작했다. “저놈 배짱이 장난 아니네. 감히 흑호 님 앞에서 사람을 폭행하다니. 저 자식 오늘 비참하게 죽는다에 내 손목을 건다.” “그걸 말이라고 해? 흑호 님에게 살인이란 개미 새끼 한 마리 죽이는 것만큼이나 쉬운 일이지. 뭐 어떻게 죽이는 지는 흑호 님 기분에 달렸어.” “이 정도면 건방진 건가?” 지천무는 고개를 들고 물었다. 그제야 정신을 차린 조양호는 놀랍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하여 큰 소리로 말했다. “흑호 님! 이 자식이 얼마나 건방진지 보셨습니까? 이건 흑호 님을 무시하는 행동입니다!” “여태 내 앞에서 이런 건방을 떤 놈은 네가 첫 번째다. 그러니 넌 반드시 네 건방진 행동에 대한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야. 얘들아! 이 자식 사지부터 뜯어버려.” 흑호의 명령에 흑호당 제자들은 바로 지천무를 향해 다가갔다. “잠깐만요!” 이때 유원철이 종종걸음으로 달려와 공손하게 말했다. “흑호 님, 이자는 제 생명의 은인이니 제 체면을 봐서라도 한 번만 봐주시는 건 어떨지요?” 그러자 흑호는 입꼬리를 올리고 빈정댔다. “영감님의 체면이 뭐 얼마나 갑니까? 아, 그리고 상관없는 사람들은 멀리 꺼져.” 흑호의 한 마디에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은 안색이 새파랗게 질린 채 급급히 도망갔다. 물론 그들도 꽤 대단한 사람들이지만 흑호 앞에서는 전혀 볼품이 없는 사람들이다. 흑호는 강주시 지하 황제로 수하에 수백 명의 제자이자 부하를 두었는데 하나같이 흉악한 무리라 사람을 죽이는 건 간단한 일이다. 그러니 어찌 감히 그의 심기를 건드린단 말인가? 유운철은 한 마디 더 사정하려 했지만 두 아들에게 끌려갔다. 물론 유운철 본인도 물러날 마음이었다. 아무리 일류 명문가라 해도 어두운 곳의 사람은 건드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유아린은 마지막으로 지천무를 힐끗 보았는데 눈빛에는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이 서려 있었다. 분명 지천무에게 상처를 받았는데 왜 그녀는 지천무가 무사하길 바라는 걸까? 그녀조차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그녀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괜히 여기 남았다가 도움은커녕 오히려 화를 입게 될 수도 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로비에는 신랑 신부 양측 가족과 흑호당 사람들만 남았다. 그리고 지천무는 여전히 아무렇지 않은 듯 술을 마시고 있었다. 흑호는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 “이 새끼 배짱 하나 죽여주네. 하지만 너무 어리석어.” “건방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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