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7장

백령의 강경한 태도에 지천무는 억지로 거절할 수 없었다. 백령은 수년간 그의 어머니와의 우정을 잊지 않고, 갖은 방법을 다 해 그를 찾았다. 그리고 그의 신세를 꺼려하지 않고 혼약을 지키기 위해 딸을 그와 결혼시키려고 했다. 그는 의리를 중히 여기는 백령이 존경스러웠다. 얼마 지나지 않아 조씨 가문 가주 조성웅이 돌아왔다. 부드럽고 자상한 백령에 비해 조성웅은 거만하고 남을 깔보는 사람이었다. 그는 지천무를 본체만체 하며 무시했다. 지천무가 마음에 들지 않은 그는 두 사람의 혼사를 극구 반대했다. 백령이 집에 없는 틈을 타, 조성웅은 지천무를 불러왔다. "난 돌려 말하는 거 싫어하니까 직접 말할게. 넌 우리 딸에게 안 어울려. 네가 자기 주제를 알았으면 좋겠어." 지천무는 눈썹을 찌푸렸지만, 금방 마음이 후련해졌다. "무슨 말씀인지 알아요. 이 일은 제가 령이 이모에게 잘 말씀드릴게요." 조성웅은 만족스러워하며 머리를 끄덕였다. "얘기 잘 끝나면 내가 너에게 돈 20억 줄게. 그 돈으로 강주 같은 곳에서 평생 근심 걱정 없이 잘 먹고 잘 살 수 있을 거야." 지천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어머니를 찾기 위해서 이곳에 왔다. 조가윤이든 돈이든 그는 전혀 관심 없었다. 하지만 그의 침묵은 조성웅과 조가윤의 경멸을 받았다. 그들은 지천무가 이 거래를 받아들였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럼 그렇지. 가난뱅이가 혼약 취소하는 것만으로 평생 구경도 못 할 돈을 벌게 되었으니, 동의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조가윤은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천무야, 오후에 가윤이가 친구랑 놀러 가는데, 네가 좀 같이 가줘. 내가 걱정돼서 그래." 점심 식사 때, 백령이 지천무에게 말했다. 사실은 그녀가 두 사람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한 핑계일 뿐이었다. "이모, 걱정 마세요. 제가 가윤이를 잘 챙겨줄게요." 지천무가 안심시키며 말했다. 조가윤은 내키지 않았지만 어머니의 강경한 태도에 어쩔 수 없었다. 조성웅은 아무 말 없었다. 그가 장인 덕분에 지금의 성과를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