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7장

연회석에서 주현수는 마치 별들 사이의 달처럼 주목받고 있었다. 육정규는 주현수의 사업과 생활을 끊임없이 챙기면서도 이번 협력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또다시 중요한 문제를 교묘히 피해가고 있었다. 나와 이호는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 구석에 앉아 있었지만 나는 오히려 지금 상황이 마음에 들었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곳에서 마음껏 먹을 수 있었으니 말이다. “주 대표님, 나이도 적지 않은데 여자친구는 없나요?” 육정규의 갑작스러운 물음에 나는 주현수가 뭐라고 말할지 궁금해져 젓가락질을 멈췄다. 하지만 한참을 기다려도 주현수의 대답이 들리지 않자 나는 참지 못하고 고개를 들어 그의 표정을 몰래 엿보려고 했다. 하지만 그때 고개를 들자마자 예상치 못하게 주현수와 시선이 마주쳤고 그 순간 나는 즉시 고개를 숙이며 머릿속이 혼란스러워졌다. ‘주현수는 왜 나를 쳐다보는 거지?’ 마음속에서 대담한 생각들이 다시 떠오르자 나는 재빨리 갈비를 집어 입에 넣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했다. 더 이상 주현수를 쳐다볼 용기가 없었던 나는 시선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몰라서 당황했다. “하하.” 주현수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아직 노력 중이에요.” ‘아직 노력 중이라니?’ 나느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주현수의 뜻을 이해하지 못한 나는 다시 한 번 고개를 들어 빠르게 그의 표정을 훔쳐보려 했지만 주현수는 이미 시선을 거두었다. ‘아마 방금 그 순간은 내 착각이었겠지.’ 나는 조금 실망스러웠다. “아직 노력 중이라면 여자친구가 없다는 거네요?” 육정규는 크게 웃으며 말했다. “그럼 솔직하게 얘기하죠. 주 대표님, 희연이는 제 유일한 딸이자 사업에 있어 훌륭한 조력자예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나는 깜짝 놀라 젓가락을 멈췄다. 육희연은 능력 있어 보이고 외모도 뛰어나지만 절대로 주현수에게 적합한 배우자는 아니었다. 육서준이 말했듯이 육희연은 매우 위선적이고 이중적인 사람이기에 이런 사람이 주현수와 결혼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