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6장
“어...”
이호의 경련을 일으키던 눈썹이 순간 정상으로 돌아오면서 그는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스피커폰을 켰다.
“주 대표님, 저기... 듣고 계세요?”
“응.”
전화 너머로 주현수의 웃음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춤추는 건 필요 없어. 사지가 뻣뻣한 사람이 춤추면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 꼬챙이 같아서 아름답지 않거든.”
‘주현수 너는 정말 사람을 비꼬는 재주가 탁월해. 입에 독이라도 바른 것 같아.’
나는 속으로 투덜거렸다.
“너무 지저분하게 오지만 않으면 돼.”
전화가 끊기고 나는 이를 갈며 범인인 이호를 쳐다보았다.
“이호 씨!”
이호는 귀에 꽂은 블루투스 이어폰을 빼며 연신 뒤로 물러섰다.
“서은아 씨. 이건 내 잘못이 아니에요. 내가 그렇게 눈치를 줬는데 서은아 씨가 전혀 눈치를 못 챘잖아요.”
다음 날 아침 7시에 나는 최상의 상태로 시타델 공항에 도착하여 내 상사를 맞이할 준비를 했다.
주현수는 검은색 여행 가방을 들고 여유롭게 긴 다리로 천천히 걸어왔다.
그는 막 내 옆을 지나칠 때 선글라스를 벗으며 말했다.
“네 원망이 어찌도 심한지 악령이라도 부활시키겠어.”
‘이른 아침에 선글라스를 왜 쓰는 거야? 점쟁이 흉내라도 내는 거야?’
라고 속으로 생각했지만 나는 그저 씩씩대며 화를 낼 뿐 말없이 따라갔다.
차 안에서 이호는 간결하게 주현수에게 현재 상황을 설명했고 주현수는 눈을 감은채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했다.
“육씨 가문이 오늘 저녁 연회를 준비했어. 그들이 무슨 꿍꿍이를 꾸미는지 오늘 밤 보면 알 수 있을 거야.”
육씨 가문의 연회는 꽤 고급스러운 호텔에서 열렸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 육정규는 이미 육희연과 육남준을 데리고 문 앞에서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었지만 육서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나는 조금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지난번에 그들 형제를 만났을 때 나는 육서준을 대신해 그들과 갈등을 빚었기 때문에 이번에 재우 그룹이 육씨 가문에 도움을 청하는 상황에서 주현수에게 폐를 끼칠까 걱정이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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