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장
카페에서 나오자 강주호가 뒤에서 씩씩대며 고함을 질렀다.
“서은아, 거기 서.”
나는 강주호를 무시했고 강주호는 화가 난 상태로 성큼성큼 따라와 내 팔을 덥석 잡았다.
“너 말 똑바로 해.”
나는 차갑게 웃었다.
“무슨 얘기를 하는 거야? 넌 내가 아니라 허가람을 좋아하잖아. 그러니까 둘이 지지고 볶고 마음대로 하라고. 쓰레기 같은 것들이 끼리끼리 잘 만난 것 같은데, 왜.”
나는 강주호와 쟁론할 힘이 없었기에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나려고 했고, 강주호는 내 뒤에서 버럭 소리를 질렀다.
“지금 누가 쓰레기라는 거야? 끼리끼리 잘 만났다고?”
그들을 한바탕 욕하고 기숙사로 돌아오니 아주 속 시원했다.
오늘 일 때문에 강주호는 앞으로 감히 날 찾아오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나 또한 아주 조용하고 평온한 일상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받지 않는 일상이 나는 매우 달가웠다.
내 예상대로 강주호는 더 이상 날 찾아오지 않았다. 그러나 다음 날, 카페에 내가 굉장히 만나기 싫은 사람이 찾아왔다.
허가람이 혼자서 날 찾아왔다.
어제 순수한 척 가식을 떨던 허가람은 오늘 카페에 들어서자마자 기분 나쁜 눈빛으로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경멸과 혐오로 가득 찬 눈빛이었다.
“우리 얘기 좀 해.”
허가람은 건방진 어투로 말했다.
나는 허가람을 무시할 생각이었지만 뭔가 꿍꿍이가 있는 것 같은 그녀의 모습을 보고 생각을 바꾸었다.
“그러면 저기 안쪽에 있는 자리에 가서 앉아 있어. 잠시 뒤에 갈게.”
허가람은 가장 안쪽에 있는 자리를 살펴보았다. 햇빛이 잘 들어오지는 않았지만 꽤 은밀한 자리였다. 허가람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웃더니 고개를 끄덕인 뒤 그곳으로 걸어갔다.
나는 주문을 받은 뒤 허가람의 맞은편에 앉았다.
허가람은 커피를 한 모금 마신 뒤 천천히 잔을 내려놓았고 조심스럽게 입을 닦았다.
“내가 알아봤는데 주씨 가문에는 딸이 없다더라. 은아 씨 주씨 가문 딸이라는 거 거짓말이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난 내가 주씨 가문 딸이라고 인정한 적이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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