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장
신호등에 걸리자 주현수는 차를 세우고 나를 바라보았다.
“주씨 가문으로 가는 게 아니라 주씨 가문으로 돌아가는 거야. 더 얘기해줄 수는 없어. 돌아가서 네 눈으로 직접 확인해.”
주현수는 어렸을 때부터 한 번 결정을 내리면 쉽게 마음을 바꾸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결국 침묵을 선택했다.
차는 주씨 가문 저택 앞에 멈춰 섰다. 나는 차에서 내려 그 안으로 들어가기가 싫었다.
“우리는 예전에 이 잔디밭 위에서 노는 걸 좋아했었지.”
주현수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나 또한 저택의 정원을 바라보았다. 주현수의 아빠... 내 의붓아버지는 잔디밭을 신경 써서 관리했다. 여름이라 그런지 잔디가 유독 파랗게 보였다.
창밖을 내다보니 잔디밭 위에서 뛰어노는 두 어린아이가 눈앞에 아른거렸다.
남자아이는 장난기 많은 주현수였고 여자아이는 늘 주현수의 꽁무니를 쫓아다니던 나였다.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린 나는 저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젠 돌아갈 수 없죠.”
나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때의 나는 주씨 가문의 딸이 아니라 도우미 권희주의 딸이었다.
“도련님, 드디어 돌아오셨네요.”
주씨 가문의 집사는 여전히 정여훈 아저씨였다. 창문을 통해 날 본 그의 얼굴에서 미소가 점차 사라졌다.
“아가씨도 오셨네요.”
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정여훈은 별말 하지 않고 주현수를 바라보았다.
“어르신께서는 서재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너는 혼자 올라가도록 해.”
주현수는 차 키를 뽑은 뒤 차 문을 열었다.
“예전의 그 방이야. 다 보고 나면 내가 데려다줄게.”
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주현수는 정여훈을 따라 빠르게 서재로 향했다. 나는 그들의 뒤를 따라갔고 도우미들이 기쁜 얼굴로 주현수에게 인사하는 걸 들었다.
내가 아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날 바라보는 그들의 눈빛은 주현수를 바라볼 때만큼 호의적이지 않았다. 그들은 그저 덤덤히 내게 인사를 건넬 뿐이었다.
나는 걸음을 옮겨 2층으로 올라갔다. 그곳에는 엄마의 방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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